SYNERGY

자연스럽게

소소하게

친환경 식생활


글_소일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
저자, 환경단체 활동가)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다.”라는 말이 있다. 매일 먹는 끼니에 무엇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따라 ‘나’도 달라진다. 오늘 나는 제대로 된 끼니를 먹는 제대로 된 나였을까? 밥상 앞에서 젓가락의 행보가 신중해진다. 좀 더 가볍고, 좀 더 건강한 식재료를, 남김없이 잘 먹는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있다. 소소하게 잘 먹고 살면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덜 남길 수 있는 방법,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음식물을 얼마나 버릴까?]

보쉬 영국법인이 지난 3월 발표된 ‘2021 음식 쓰레기 지수 보고서’를 토대로 수출 순위 세계 상위 99개국의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음식 쓰레기 배출량은 1인당 109.8kg으로 99개국 중 77위를 차지했다. 부문별로는 가정 71.48kg, 외식산업 25.6kg, 소매업 12.8kg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아직도 버려지는 먹거리는 너무나 많다. 가격 상승·기아 증가·온실가스 문제에 직면한 식품 산업은 위기가 점점 커져가고, 영양실조 인구는 7억 7천만 명이나 된다. 거의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 중 10분의 1이 영양실조인데도, 식품 폐기물은 13억 톤이나 된다. 손실되고 버려지는 음식물은 사회와 경제적으로도 손해지만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엔환경계획은 식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8~10%나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¹

¹곽노필, “식량 사정 ‘3중고’에도 음식 쓰레기는 쌓여만 간다”, 〈한겨레〉, 2021년 11월 26일

[음식물 쓰레기를 반으로 줄이자!]

2015년 UN총회에서 193개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통해 환경, 사회, 경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목표를 제시하였다. 그중 세부목표 12번은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에 대해서 다루는데, 그 중 12-3번에서는 “2030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반으로 줄이자”는 세부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먹지 않는 음식 거절하기]

어떤 식당에 가면 반찬 4~5가지는 기본이다. 한식당에라도 가면 10첩 반상도 흔하다. 좋아하지 않거나 너무 많은 양의 반찬은 식탁 위에 전시되었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반찬을 만드는 식재료, 음식을 만드는 정성, 조리에 드는 에너지도 같이 버려진다. 바로 먹지 않는 반찬은 사양하자. 그리고 남김없이 맛있게 잘 먹자. 직접 반찬을 가져올 수 있는 식당이라면 먹을 만큼만 조금씩 덜어서 먹자. 좀 적다 싶은 정도가 딱 좋다.

[낭비 없는 요리책]

지난해 3월 이케아(IKEA) 캐나다는 북미 지역 10명의 유명 셰프와 협력해 식품 폐기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개발했다. 간단한 디저트부터 푸짐한 식사에 이르기까지, 식품 폐기물로 만들 수 있는 요리 50가지를 만들었다. 이 요리법들을 한데 묶어 스크랩북(The Scraps Book)이란 책으로 출판된다.


‘낭비 없는 요리책(A Waste-Less Cookbook)’이란 부제가 붙은 스크랩북으로 이 책에는 바나나 껍질과 커피박 등 쉽게 버려지는 식품 폐기물을 훌륭한 음식으로 탈바꿈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이케아가 푸드 업사이클링 책을 제작하게 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지속가능한 요리를 일반인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야 보리세비치 이케아 캐나다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요리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음식물 쓰레기 50% 감축 목표를 설정한 이케아 캠페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²

²오말리, ‘쉽고 그럴싸한 친절한 푸드 업사이클링 레시피 50(feat. 바나나 껍질 베이컨)’ ,〈greenium〉, 2022년 4월 21일

© 바나나 껍질 베이컨이 올라간 팬케이크_IKEA Canada, 스크랩북 갈무리

  • 바나나 껍질을 베이킹소다로 씻은 다음 물기가 없도록 잘 건조시킨다.
  • 숟가락을 이용해 바나나 껍질 안쪽에 남은 과육을 최대한 긁어 제거한다.
  • 바나나 껍질을 건조시키는 사이 간장, 메이플 시럽, 파프리카 가루를 이용해 소스를 만든다.
  • 바나나 껍질을 10분간 소스에 재워 둔 다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15분 이상 돌리면 끝!

맛 자체도 베이컨과 거의 똑같단 평이 대다수이다. 조리법도 간단해 브런치 식당에서 자주 사용할뿐더러, 가장 엄격한 단계의 채식인 비건(Vegan)을 실천하는 이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조리법이다. 버리는 바나나껍질로 베이컨 만들기, 이번에 시도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