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ERGY

한 줄 마음산책

네 컷 사진 속

리더십 Style


글_박홍규(前 한전KPS 원자력연수원장)

지금 당신의 조직이나 부서에 영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당신이 바라는 강하고, 유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리더인가? 아니면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인가? 당신을 도와서 함께 일할 리더들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의 ‘수준’에 달려있다.


-‘존 맥스웰 리더십 불변의 법칙(홍성화 옮김)’ 중에서

급진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는 기존의 사고방식과 운영규칙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 세상이 된 셈이다. 새로운 생존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변화된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반적인 부문을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틀을 정립해야 하는 필연성이 뒤따른다. 특히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리더십, 조직문화, 소통 등의 요인들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서지 않는 겸손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매일 언론을 통해 수많은 사건 사고를 접한다. 정보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4컷의 사진을 통해 지도자의 리더십 스타일, 조직분위기, 소통의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먼저 특수부대의 군사작전을 지켜보는 미국의 백악관 상황실의 두 장면을 보자.

사진1_2011년 5월 ‘빈라덴 제거 작전’ 모습

[사진1]의 장면에서 당시 상황을 지휘하는 지휘관은 누구일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점퍼 차림으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고, 중앙의 상석에는 작전지휘관이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리더는 작전을 지휘하는 지휘관이다. 우리에게는 실무책임자가 상석에 앉은 풍경은 생소하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간편복 차림으로 상황판을 응시하고 있는데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실질적인 작전지휘관에게 자리를 내준 ‘배려’는 상대를 존중하는 오바마 리더십의 원천이다. 특수한 상황이지만 하급자에게 상석을 내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진2_ 2019년 10월 ‘이슬람국가(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모습

[사진2]에서 누가 당시 상황을 지휘하는 리더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앙에 자리잡고 참모들이 좌우로 배석하고 있다. 참석자 모두가 정장과 정복 차림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잘 갖춰진 형식적인 분위기가 보여진다.

사진 속의 트럼프는 자신이 리더임을 드러내지만, 하급자 측면에서 어떻게 수용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은 달라질 수 있다.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전 참모들이 본 트럼프 리더십은 원만한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외신들은 위험한 군사작전과 백악관의 극적인 순간은 비슷하지만, 두 장의 사진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스타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3_일반적인 상황실 풍경

[사진3]은 우리가 상상하는 일상적인 상황실의 모습이다. 정중앙의 상석은 상급자가 앉고 참모들이 좌우로 둘러앉아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상급자가 지시를 내리거나 보고를 받는 일방향 소통이 주로 이뤄진다. 자유로운 토론의 자리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4_2022년 2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주재 국가안보회의

끝으로 [사진4]의 장면을 보자.

우크라이나 침공 전 푸틴 대통령이 국가안보위원회를 열어 침공의 명분을 공표하는 장면이다. 커다란 회의장 한 편에 푸틴이 자리잡고 있고, 멀리 떨어져 참모들이 앉아있다. 물리적 거리는 소통의 질에 영향을 주는데, 소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일방적인 지시만이 가능한 구도이다.

생산적인 토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독재카리스마=푸틀러’만 존재할 뿐이다.

일방적인 지시와 받아쓰기에 익숙한 조직은 오직 ‘시키는 일, 지침이 주어질 때’만 움직이는 피동적 조직문화가 자리잡게 된다. 전투상황에서 주도적인 상황판단과 행동의 자율성이 없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의 공통점은 드러내지 않는 ‘겸손’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계속 성장하는 기업들의 중요한 요인으로 ‘리더의 성향’을 꼽았다.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를 보이며 전면에 나서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리더는 많이 말하기보다는 많이 듣고, 나서는 것보다 뒤로 물러서는 것이 더 나을 때가 많다.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한 발 물러서 구경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