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소일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저자,
환경단체 활동가)
하루 한 명의 사람이 만들고 있는 생활 쓰레기는 1.16kg(2020년 기준)이다.
우리집에서도 쓰레기가 나온다. 특히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이다.
일주일에 한 번 분리배출을 하는 날이면 일주일간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있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종류별로 분리한 것들을 눈으로 보고, 또 손으로 들고 나가 버릴 때마다 한숨이 푹 하고 쉬어진다.
우리 아파트 동의 분리배출의 양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만큼 엄청난 양이 모이기 때문이다.
2021년 그린피스의 ‘집콕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의 조사 참여 기간 동안 841가구에서 발생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총 77,288개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이 60,331개로, 가정에서 발생한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78.1%를 차지했다. 가정집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 종류가 식품과 관련된 플라스틱 포장재임을 알 수 있다. 우리집에서 그러하듯, ‘집콕조사’의 결과에서도 플라스틱 포장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올바른 분리배출,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면서 쓰레기 자체를 덜 만들려고 노력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실천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아주 짧은 시간 쓰고 바로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면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확 줄일 수 있다. 일회용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용기내 챌린지’에 함께 동참해 보면 어떨까?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 포장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환경 캠페인이다. 집에 있는 다회용 용기(容器)를 들고 가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장을 본다. 그릇을 뜻하는 용기(容器)와 씩씩한 기운을 나타내는 용기(勇氣) 둘 다 연상시키게 하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이름이다. 부엌 찬장에서 잠자고 있는 빈 용기 찾아보자. 용기를 내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아무리 매장을 둘러봐도 포장되지 않은 물건을 찾기 어려운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무포장 가게인 ‘제로 웨이스트 상점’을 방문해도 좋다.
제로 웨이스트 준비물만 잘 챙겼다면, 쓰레기 없이 장보기는 어렵지 않다. 나도 전통시장을 지날 때마다, 조금씩 물건을 사서 나르고 있다. 견과류도 전통시장에서 샀다. 비닐봉지에 주려던 것을 만류하고 손수건 주머니를 내밀자, 아주머니가 바로 내 뜻을 이해하셨다. 한 겹도 튼튼한데 이중 삼중 싸달라는 손님보다 훨씬 좋다며, 호박씨와 아몬드를 크게 한 줌씩 서비스로 더 넣어줬다. 사 온 견과류는 유리병에 담아두고 먹는다.
제로 웨이스트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빠른 서비스다. 물건을 계산대에 두자마자, ‘휘리릭’ 일회용 비닐봉지에 포장해 준다. ‘어버버’하는 새 말 한마디도 꺼내 보지 못하고 손에 쥔 장바구니를 쥐고 있을 때도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스피드가 필요하다. 결제 카운터에 가기 전에, 장바구니, 주머니부터 챙기기! 컵과 그릇을 미리 챙겨두면 비닐봉지 대신 사용해 달라고 말을 꺼내기가 훨씬 수월하다. 주문하기 전에 먼저 장바구니, 통부터 보여드리면서 ‘여기에 담아주세요’라고 말해보자.
오늘 장은 어떤 것을 볼지 미리 계획하고 장을 보면, 그만큼 계획한 먹거리에 맞는 통을 준비할 수 있다. 조리된 식품을 포장해 올 계획이라면 조금 용량이 넉넉한 것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잘 먹지 않는 소스, 반찬은 미리 사양하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장을 보다 보면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법. 갑자기 너무 맛있어 보이는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게 될 수도 있으니 통을 여러 개 챙기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