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박홍규(前 한전KPS 원자력연수원장)
회사는 내 인생의 완성된 모습을 가꾸어가며 성과를 달성해 나가는, 경건하고도 진중한 내 삶의 도장(道場)과도 같은 곳이다. 회사에서 받고 싶은 것을 따져보기 전에 나는 회사를 위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회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 – 류랑도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중에서
6월은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자 연초에 각오를 다지며 달려 온 한 해의 중간지점이다. 6월은 상반기를 갈무리하는 달로, 금년도 목표의 중간점검 및 하반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원의 재분배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현장의 직원들이라면 하루의 오더를 처리하기 바쁜 나머지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내가 속한 부서가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를 잊고 산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면 방향성을 잃기 쉽다.
따라서 내가 하는 일이 회사의 어떤 목표와 연관되고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과제의 무엇과 연결되는지는 알고 있어야 내가 하는 일의 중요함을 알게 된다. 현장 직원들의 땀방울이 모여 성과로 드러난 경영목표의 달성은 본사 조직의 운영성과 보다 현장 직원들의 개인성과의 총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어느새 시작이 절반이 된 이즈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새로운 부서에 근무하게 된 전근직원, 승진하여 부하직원을 거느리게 된 간부들 모두는 연초에 다졌던 각오를 되짚어 보자.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있으며, 얼마만큼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중간점검해 본다는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나를 바로 세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의 꿈과 회사의 비전을 현실화시키는 공유공간이 곧 회사이다.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이 회사는 꿈에 그리던 직장이 아니던가. 그러나 자신의 기대 수준 만큼 회사가 충족시켜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아쉽게도 세상 어디에도 나에게 맞춰 움직여주는 회사는 없다. 회사에 대한 기대수준과 현실과의 간극이 생긴다면 내가 꿈꾸던 회사로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를 세워 조금씩 실천해 보자.
수적천석(水滴穿石) -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모든 원대한 꿈과 계획은 작은 실천이 오랜 시간 동안 모여 이뤄진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이 전 직원이 조그만 변화의 걸음을 내디디면 못 이룰 것이 없다. 조그만 변화의 걸음을 공감하고 서로를 격려할 때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는 자연이 형성되어 간다. 절반의 경계에서 6월이 묻는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모스크바를 향해 미국 LA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1도만 방향이 달라진다면 이스라엘에 도착하게 된다고 한다. 1도의 수정을 위해서는 수시로 목표의 방향과 현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열심히 했는데 원하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의 성패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방향을 맞춰 일하고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그래서 목표를 세웠으면 반드시 점검과 수정이 필요하다. 경영의 기본활동 사이클인 Plan(목표의 계획)-Do(실행)-Check(실행결과의 평가)-Act or Adjust(개선이나 조정활동)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목표달성은 수월해진다.
나의 꿈과 회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마음의 나침반을 움직여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작점의 조그만 편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적기에 방향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실행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자원의 낭비이다. 그래서 점검을 통해 당초 목표와 달리 움직이고 있다면 빠른 수정이 필요하다. 수정이 필요 없는 완벽한 계획은 없다.
흩어진 구슬을 보배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정합성(congruence, 일관성)’이다. 경영에서 전략적 정합성이 중요한 것은 조직의 운영 원칙(사명, 핵심가치, 경영 목표)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 구조나 시스템, 프로세스 등이 서로 연관되어 한 방향으로 향하도록 엮어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영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원칙과 조직시스템이 따로 작동(정합성이 낮은 경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핵심가치가 ‘안전우선’이라면 안전사고 제로를 실천한 직원들을 조직운영 시스템이 받쳐주고 높이 평가하고 대우해야 한다. 회사의 가치와 방침, 모든 자원과 시스템이 목표를 향한 정합성이 높을수록 목표달성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 방향으로 정렬된 수치화된 명확한 목표, 적절한 자원의 배분,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운영이 성공을 보장하는 필수조건이다. 자신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가 한 방향을 향해 걷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상생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