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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절정에서 만나는

서귀포


봄이 절정을 이루는 4월, 따스한 날씨에 온 세상이 꽃으로 물들고 한결 가벼워진 몸은 우리를 여행지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꽃과 싱그러운 공기로 봄이 알차게 완성돼가는 4월이 되면 아름다운 여행지 제주도를 떠올려본다. ‘노오란’ 유채꽃이 섬을 뒤덮고 꽃이 진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꽃이 쉴새 없이 피어나는 남쪽 제주. 남제주사업소 직원들이 추천하는 제주 남쪽 여행지를 소개한다.

정리_편집실
  사진 제공_남제주사업소, 제주관광공사

남제주사업소 한경수 직원 추천

‘형제해안로 드라이브 코스’와 ‘제주 선채향’

남제주사업소에서 근무하며, 제주 도민들이 자주 찾는 식당, 카페, 명소들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제주 올레길 10코스로도 잘 알려진 ‘형제해안로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한쪽으로는 제주 영주 10경으로도 유명한 산방산이 솟아있고 한쪽으로는 푸른 제주 바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안로 끝에는 사계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어서 한적한 바다를 풍경 삼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부근에 여러 식당이 있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선채향’이라는 전복칼국수 맛집입니다. 향긋한 바다 냄새와 함께 쫄깃한 면발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주에 처음 와서 방문할 때에는 주변 도민에게만 알려진 맛집이었는데 이제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되어버려 극한의 웨이팅을 경험해야 합니다. ‘테이블링’이라는 어플을 설치하셔서 원격 줄서기를 이용하신 후, 주변 풍경들을 감상하시면서 기다리시면 좀 더 풍족한 여행이 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봄의 제주는 유채꽃이 만개해서 더욱 매력적인 곳입니다. 이번 봄, 시간이 되신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남제주사업소 박서희 직원 추천

송악산

제주도는 어느 곳에서든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송악산은 제주도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명소인 것 같습니다.

사업소를 기점으로 산방산을 지나 해안도로를 지나오면 제주 남쪽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송악산에 도착합니다. 송악산은 사업소 인근 대표 관광지인 만큼 관광객으로 인해 자연훼손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시행해왔던 곳입니다.

송악산은 이름이 산이어도 코스가 짧고 길이 평탄해서 커플, 가족 동호회 등 여러 유형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송악산의 봄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주변 탐방로를 따라 만개한 유채꽃 사이를 거닐며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송악산 주변으로 여러 탐방로가 개방되어 있어서 매번 방문해도 항상 새로운 모습입니다.

또한, 송악산 언덕 위에서 보이는 형제섬 사이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문 가능합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자연휴식년제가 2021년 7월에 해제되어 송악산 정상 탐방로도 둘러볼 수 있으니 제주에 여행 올 계획이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 송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봄 여행 서귀포 활용법

녹산로 ‘꽃길 드라이브’

서귀포 가시리 녹산로의 도로는 4월이 되면 말 그대로 ‘꽃잔치’가 열린다. 소박한 2차선 도로가 벚꽃과 유채꽃으로 눈이 부시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인생샷, 인물샷 등 모든 사진을 예술사진으로 만들어주며 모두가 작가가 될 만큼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녹산로는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이던 녹산장과 갑마장을 관통하는 길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서진승마장에서 정석항공관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까지 이어진 약 10㎞의 도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녹산로’는 유채꽃과 벚꽃이 만나는 시기가 매우 짧지만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받는다. 유채꽃이 만개하며 마치 배턴 터치하듯 벚꽃에게 다음 계절의 아름다움을 맡기는 순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가파도 청보리 파도
‘배 타기&자전거 타기’

가파도의 ‘청보리’는 국토 최남단의 땅끝에서 가장 먼저 전해오는 봄소식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가파도의 청보리는 4월이 되면 초록빛 물결을 일으키며 제주의 방문객들을 향해 손짓한다. 특히 가파도 청보리의 품종 향맥은 타지역 보다 2배 이상 자라는 제주의 향토 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높고 푸르게 자라나 해마다 봄이 되면 18만여 평의 청보리 밭 위로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을 이룬다.

가파도 여정의 시작은 바로 배타기에서 시작된다. 초록빛 물결을 만나기 전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의 풍광을 만끽하는 것도 하나의 묘미다.

가파도에 도착했다면 5㎞ 남짓한 가파도의 둘레길을 바닷바람 맞으며 걸어보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를 대여해 자전거의 소박한 속도가 일으키는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계절이 주는 싱그러움을 만끽해보자.

곶자왈도립공원 ‘걷기’

혹여나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짧게 피는 꽃도 화창한 날씨도 놓쳤다면 제주의 싱그러운 공기라도 마셔보길.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도립공원’은 새로운 세계로 초대된듯한 영험한 분위기로 매력적인 숲길을 선사한다.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이다.

곶자왈의 숲길은 사실상 걷기보다는 ‘탐험’에 가깝다. 나무와 그 잎들이 서로 얽히고 설킨 거대한 숲이 주는 웅장함에 압도당해 나무들에게 시선을 빼앗겨 걷기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숲들이 숨쉬는 듯한 느낌에 더욱 더 청량함을 만끽할 수 있다.

4월 대표 먹거리

제주고사리

봄철에 내리는 ‘고사리 장마’가 지나고 나면 제주는 지천에 고사리들로 가득하다. 제주도는 4월 중순에서 하순경에 비가 자주 내리는데, 비 온 뒤 어린 고사리 순이 우후죽순 처럼 올라오기 때문에 이 시기에 내리는 비를 ‘고사리 장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주의 천연고사리는 ‘궐채’라고 불리며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 됐다고 전해진다. 2013년 국민이 뽑은 제주 7대 특산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에서 고사리를 채취할 수 있는 곳은 흔하지만 고사리 명당은 딸이나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제주민들만의 ‘채취 장소’가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에서 채취한 고사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그 특유의 맛이 살아있어 맛과 품질 면에서 단연 전국 최고로 꼽힌다. 산의 소고기라고 불리며 피를 맑게 하고 칼륨 등의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신진대사 촉진과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건강 먹거리다. 무엇보다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좋기 때문에 제철을 맞이한 제주고사리를 꼭 맛봐야 한다.

고사리육개장과 고사리삼겹살 드세요!

제주 들녘에서 몽클락하게(‘동글동글’ 제주 방언) 돋아나는 고사리로 끓여낸 제주도만의 육개장을 맛보자.

제주식 고사리육개장은 다소 입맛을 당길만한 색깔과 질감은 아니지만 한 번 맛보면 베지근한(걸죽하고 깊은 맛이 나는) 맛에 제주를 다시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꽤 강한 중독성(?)을 가진다.

흑돼지와 고사리의 찰떡궁합은 오직 4월에만 느껴볼 수 있다. 돼지고기와 고사리의 풍미가 불판 위에서 서로 어우러져 그 조합이 환상적이다. 겉면이 살짝 노릇노릇 익은 고사리 한 줄기로 고기를 돌돌 말아 한입 먹으면 ‘4월의 제주’를 생각나게 하는 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