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ERGY

자연스럽게

나를 ‘물’로 보지 마세요!


글_소일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저자,
환경단체 활동가)

누군가를 하찮게 여길 때 ‘물’로 본다는 표현은 그저 옛말이 되었다. 전 세계적인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서 물을 금처럼 쓰기 위한 일상의 작은 실천들을 함께 나눠본다.

커피 한 잔을 만들려면, 물 130ℓ가 필요하다

출근하고 잠에서 깨우기 위해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마시기. 많은 회사원의 아침 풍경에서 커피는 필수인 요즘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물’은 얼마나 필요할까? 한 컵의 물? 아니다. 자그마치 130ℓ의 물발자국을 남긴다. 물 발자국(Water Footprint)은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물이 소비되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물 발자국을 살펴보면 특히 커피 원두 1㎏를 생산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물이 소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만 보아도 다른 식품보다 훨씬 많은 물을 소비하는 것이 바로 커피다. 그만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UNESCO-IHE 연구, 2004)

물을 물로 보지 말자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물로 보다’라는 관용구가 있다. “사람을 하찮게 보거나 쉽게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이 관용구를 사용할 만큼, 우리나라는 풍부한 물 자원을 누리며 살았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산업화 등으로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게 되었다. UN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992년부터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기념일이 무색하게도 우리나라는 물을 엄청나게 소비하고 있다.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395ℓ(환경부, 1999)로 국민소득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후 위기로 홍수와 가뭄 위험이 증가하면서 농업은 큰 타격을 받는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해 지하수의 수원에 염분이 유입되고 가뭄 때문에 지하 깊숙한 곳으로 물이 밀려들면서 사람들이 물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워터에이드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2분의 1을 넘는 40억 명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은 없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그런데도 물을 물로 보고, 흘려보내고 있지 않나 살펴보아야 한다.

물을 ‘금’ 같이 보자

아파트 물 탱크 청소를 위해 하루 동안 단수를 한 날이 있었다. 욕조에 가득 물을 받아두고 하루 종일 그 물만 가지고 버틴다. 샤워를 하기도 어렵고, 화장실 물 내리는 일, 밥을 하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흐르는 물이 없는 단 하루를 겪어보면, 무심코 흘려보내는 물이 새삼 감사해진다. 기후 위기 시대, 이제는 금처럼 물을 쓰기 위해 내가 하는 작은 실천들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샤워 시간 짧게 하기.
5분 동안 샤워하고,
비누칠 할 때는 물 잠그기.

양치할 때에는 물을 틀지 않고
양치 컵 이용하기.

세탁물은 많이 모아
한꺼번에 세탁하기.

커피 대신 차(귤껍질 차) 마시기.

물 발자국이 큰 수입 식품 대신
로컬 식품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