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해바다를 곁에 두고 천년의 역사를 품은 유적지와 전통을 올곧게 이어가는 마을을 가진 경주.
굳이 특정한 목적지를 찾지 않아도 시선 닿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스레 명소들이다.
언제 방문해도 갈 곳 많은 경주이지만 봄꽃이 피는 계절은 유독 아름답다.
월성2사업처 이정규 안전팀장이 알려주는 경주의 명소와 함께 봄꽃이 아름답게 피는 경주의 봄 여행지를 소개한다.
정리_편집실 사진 제공_월성2사업처, 경주시 관광자원, 국립공원공단
경주에는 다양한 유적지가 있는데 동해 바다의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은 최근 경주에 가볼 만한 곳으로 많이 소개하는 장소입니다.
KBS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 촬영 장소로 이용된 곳이기도 한 주상절리군은 읍천항을 중심으로 양남면 주상절리군 해변에 1.7㎞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자연이 빚은 걸작품으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합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기울어진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옆으로 누운 주상절리 등 다양한 군상의 주상절리를 볼 수 있습니다.
주상절리군 전 구간을 트레킹 할 수 있는 파도소리길이 테마별로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입니다.
하서항과 읍천항 사이에 위치한 주상절리 전망대에서는 주상절리에 대한 자료와 함께 동해의 비경과 양남 주상절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양동마을은 1984년 12월 20일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된 곳으로 경주시 북쪽 설창산에 둘러싸여 있는 유서 깊은 마을입니다.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특이하게 경주 손씨와 여강이씨 종가가 서로 협조하여 5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덕분에 전통문화 보존 및 볼거리, 역사적인 내용 등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마을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으로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하여 500년이 넘는 고색 창연한 54호의 고와가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고즈넉한 110여 호의 초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반가옥은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주택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양동마을은 경주시에서 동북방으로 20㎞쯤 떨어져 있으며,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내려 네 줄기로 갈라진 등선과 골짜기가 물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곡, 물봉골, 거림 하촌의 4골짜기, 물봉 동산과 수졸당 뒷동산의 두 산등성이, 그리고 물봉골을 넘어 갈구덕으로 마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국에 6개소의 전통 민속마을이 있으나, 마을의 규모, 보존상태, 문화재의 수와 전통성,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때 묻지 않은 향토성 등에서 어느 곳보다 훌륭하고 볼거리가 많아 1992년 영국의 찰스 황태자도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봄, 여러분들도 이곳 양동마을을 찾아 조선 시대의 어느 거리를 걷는 묘한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보문관광단지를 빼면 경주 관광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곳은 경주의 사계절 필수 여행코스로 손꼽힌다. 특히 봄에 경주를 찾는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보문관광단지의 대부분의 가로수가 벚나무로 식재되어 있어 봄이면 만개한 벚꽃 흩날리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 인공호수인 보문호를 중심으로 그 둘레를 따라 특급호텔, 콘도, 컨벤션센터, 레저 및 휴양시설, 테마 관광시설이 속속 들어섰다. 최근 사진 명소로 떠오르는 콜로세움을 비롯해 우양미술관, 자동차 박물관, 동궁원 등이 있다.
12만 6,500㎡의 넓은 땅에 23기의 신라시대 고분이 모여 있는 대릉원을 중심으로 그 일대에 고분유적이 산재해 있다. 대릉원 내부만 꼼꼼히 둘러보아도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SNS 경주여행에 도배되었던 대릉원의 사진 속 피사체가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름다움과 독특한 풍경에 잠시나마 경건함을 잃어버리고 셔터의 향연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분 사이에 목련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포토존도 놓치지 말아야 할 대릉원의 관람 포인트다.
‘동양 최고(最古)의 천문대’ 첨성대.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경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봄옷을 입은 모습은 다시금 새로운 풍경으로 여행자를 감동시킨다. 첨성대를 만든 365개 내외의 돌은 1년의 날수를 상징하고, 27단의 돌단은 첨성대를 지은 27대 선덕여왕을, 꼭대기 정자석까지 합치면 29단과 30단이 되는 것은 음력 한 달의 날수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첨성대를 이루는 돌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다. 첨성대에서는 선조들의 지혜에 한 번, 풍경에 두 번 감탄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걸출한 문화유산 불국사는 경주여행을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경주에 와서 불국사를 보고 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 식상한 여행지로 치부될 수 있지만 겹벚꽃이 피는 시기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최고의 봄 여행지를 만난 것과 다름없다. 이르면 3월 말부터 개화하기 시작하는 겹벚꽃을 본다면 이제까지 본 벚꽃들이 예고편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불국사 왕벚꽃은 우리 토종으로 보통 벚꽃보다 잎이 큰 편이며 벚꽃보다는 화려한 색을 지녀 주인공과 같은 강렬함을 뽐낸다. 시내에 이어 보문호를 채운 벚꽃이 만개하면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불국사 일주문까지 피는 겹벚꽃은 상춘객들의 최고 명소로 불리기도 한다.
경주를 거닐다 보면 황남빵을 담은 종이봉투를 든 사람들을 쉽사리 볼 수 있을 정도로 ‘황남빵’은 음식을 넘어 경주를 상징하는 ‘기념품’이 되었다. 물과 가루의 비율을 엄격히 지켜 빚은 반죽에 팥소를 넣어 둥글납작하게 반죽한 뒤, 이 반죽덩어리 위에 빗살무늬 도장을 꾹 눌러 찍어낸다.
팥향이 살아있으면서도 폭식한 식감이 매력적인 황남빵은 간식거리로도 손색이 없으며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은근히 손이 간다.
물회는 본래 해산물에 물이나 육수를 부어 먹는 음식이지만 경주에서는 해산물 대신 한우를 넣어 먹는 ‘별난’ 물회를 접할 수 있다. 전국 한우 생산지로 손꼽히는 경주에서 한우물회가 탄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신선한 한우의 쫄깃쫄깃한 꾸리살과 우둔살이 잘게 들어간 칼칼한 육수는 의외로 어울리는 조합이니 그 감칠맛에 ‘물회’의 색다른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계절이라면 경주식 따뜻한 콩국이 몸을 녹여주기에 제격이다. 경주식 콩국은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반죽한 찹쌀 도넛이 들어가 가벼운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수제비처럼 씹히는 찹쌀도넛과 진한 콩국물은 고소하면서도 달달하며 쫀득쫀득하다. 따끈따끈한 콩물의 은은한 중독성이 경주의 맛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