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고 어느덧 봄의 길목에 들어섰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을 붙드는 찬바람이 아직 남아있지만, 남쪽 지방에서는 봄 꽃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2년 넘게 우리를 힘들게 한 코로나19도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엔데믹을 향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올봄에는 우리 회사 직원 모두에게 봄이 말하는 ‘기다림’, ‘희망’, ‘꿈’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2022년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문화의 원년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에게는 안전 조직과 시스템의 강화를 요구하고 사회와 일반 국민에게는 일상에서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대재해 3년 연속 제로 달성에 성공한 우리 회사는 안전 관련 조직과 시스템을 강화해 안전경영 시스템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더불어 안전경영실적점검회의를 매주 소집해 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이행실적을 점검하는 등 안전사고의 선제적 예방을 통해 안전한 일터,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안전경영 시스템을 위해서는 우리의 안전의식이 수반되어야 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안전문화의 정착입니다. 마침 안전 문화에 대한 해외에서의 좋은 사례가 있어 여러분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987년, 당시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Alcoa)는 거듭된 투자 실패로 이익이 줄고 제품 경쟁력이 추락하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회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등 전사적 혁신을 추진했지만 5만 명 노동자의 대규모 저항과 파업에 부딪혔습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폴 오닐(Paul O’Neill)이라는 신임 CEO가 취임하게 됩니다. 모든 투자자와 언론은 그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제시할 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폴 오닐은 이러한 기대와 전혀 다른 발언을 합니다. “저는 알코아를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사고율 제로를 목표로 할 것입니다”가 그의 유일한 계획이었습니다.
당혹한 투자자들은 “신임 CEO가 회사를 망가뜨리려 한다”며 회사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합니다. 투자자들은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한 신임 CEO의 말을 규제 강화로 이해했고 이를 위해선 기업이익마저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알코아는 1년 뒤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으며, 회사의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닐이 퇴임한 2000년엔 순이익 규모가 5배나 늘어났습니다. 알코아 주가도 5배가 상승했으며, 특히 오닐의 재임 기간에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만 해도 100%가 넘었다고 합니다. 이로써 알코아는 다우지수(Dow Jones Index) 내에서 가장 우량한 주식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물론 안전사고율은 현격히 감소해 알코아의 안전사고율은 미국 전체 평균의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오닐의 약속대로 미국 전체, 나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회사가 됐습니다. 결국, 폴 오닐은 ‘직원 안전’이라는 말 한마디로 알코아에 변화를 불러일으켰고 나아가 5배 이상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안전을 습관화하는 안전문화 정착이 회사 경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요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가장 먼저 생산 공정의 어떤 문제가 사고를 유발하는지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생산공정의 개선은 다시 품질관리의 개선과 효율적 작업공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사고율이 감소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러한 사고율 감소와 공정 개선이라는 작은 성과를 시작으로 알코아에는 안전우선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고 회사에 존재하였던 소통의 부재, 보신주의와 같은 나쁜 습관들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안전은 회사의 근본적 변화와 발전을 일으키는 핵심인 것입니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회사 역시 안전은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안전문화 정착은 무결점 정비로 이어져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이는 고객만족도 제고라는 성과를 창출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우리의 사명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한전KPS 임직원 모두가 안전습관을 통해 안전 문화 정착을 이뤄낸다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속성장기업으로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야흐로 만물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3월입니다. 우리 회사 직원 여러분 모두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펼 수 있는 활기찬 봄을 맞기를 바라며, 코로나19 방역과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열정과 헌신으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2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