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테마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새로운 시작도
함께 걷는 ‘가족’

고리1사업소 ‘노장우’ 과장 가족의
봄나들이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만, 어떤 것은 영원하기도 하다. 가족의 사랑은 바로 그 영원한 어떤 것 중 하나일 것이다. 35년 동안 이어진 회사 생활의 끝을 앞둔 어느 봄날, 노장우 과장의 가족이 끝과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며 바닷가 나들이를 떠났다. 흰색 가족 옷을 맞춰 입고 나들이에 나선 그들의 여정에 잠시 함께해봤다.

글_임혜선   사진_김인규

(왼쪽부터) 노장우 과장, 부인 강성임

한전KPS와 함께 시작된 가족의 역사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온 4월의 어느 날, 하늘은 흐렸지만 노장우 과장 가족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가족 모임도 어려운 요즘, 35년 동안 가족을 위해 애쓴 노장우 과장의 은퇴를 기념하고자 나들이를 나왔기 때문. 비록 먼 곳으로의 여행은 아니지만, 온 식구가 모인 것만으로도 가족들 사이에는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이번 나들이는 아름다운 부산 바닷가를 배경으로 조그만 성당이 자리 잡은 죽성드림세트장에서 이루어졌다. 한때 드라마 세트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기장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 중에 하나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로 성당 내부 출입은 금지돼 아쉽기도 했지만, 노장우 과장의 두 개구쟁이 손자들은 탁 트인 바닷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듯 성당 옆 작은 마당 위를 뛰어다녔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그런 아이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사랑 어린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이번 나들이를 기획한 건 노장우 과장의 부인인 강성임 씨다. 35년 동안 가족을 위해 애써온 남편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특히 두 사람에게 우리 회사는 35년 결혼 생활을 함께한 동반자이기 때문에 이번 은퇴에 대한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고 한다.

“저희가 86년 3월 16일에 결혼을 했어요. 그리고 3월 27일에 남편이 한전KPS에 합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죠. 그 후 4월 7일에 고리1사업소로 발령이 났고요. 우리 가족의 역사와 남편의 회사 생활이 함께 시작된 거죠.”

아픔을 이길 수 있었던 힘, 가족

군 제대 후 바로 우리 회사에 입사한 노장우 과장은 35년 동안 고리1사업소에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해왔다. 야간대학을 다니고 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면서 자기역량을 강화하며 보호계전기 조정을 주로 담당했다고. 그러나 93년, 96년에는 잠시 회사를 쉴 수밖에 없었다. 큰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제가 젊은 나이에 좀 크게 아팠습니다. 93년, 96년 두 번에 걸쳐 폐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했죠. 그래서 지금 폐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1/3밖에 안 돼요. 그 당시에는 의사도 포기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정말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줬어요. 아내가 없었으면 제가 지금 여기 있었을까요? 아내 덕분에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죠.”

당시를 회상하는 노장우 과장의 얼굴에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없는 감정이 가득했다. 말하지 않아도 그런 남편의 마음을 안다는 듯, 노장우 과장의 손을 다독여준 강성임 씨는 오히려 활짝 웃으며 한전KPS가 있어 그때 그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 그런지, 꼭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고리1사업소 전기부 직원분들의 응원으로 회복에 힘쓸 수 있었죠. 저는 남편이 이렇게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우리 가정이 지금까지 화목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한전KPS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KPS가 있어서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보금자리,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었던 거죠.”

여느 젊은 연인들보다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두 사람에게 행복의 비결을 묻자 강성임 씨는 남편의 한결같음을 손꼽았다. 생일, 결혼기념일은 물론 약혼기념일까지 빠지지 않고 꽃을 선물해온다는 것이다. 강성임 씨는 남편의 이런 한결같음과 성실함, 그리고 안정적인 회사가 있어 남편에 대한 사랑이 변함없고 결혼 생활도 행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왼쪽부터) 사위 이재인, 딸 노미혜, 손자 이루어, 손자 이루길, 며느리 원혜정, 아들 노재흥

사이 좋은 두 사람 덕분인지, 노장우 과장의 딸과 아들도 모두 다른 사람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 어엿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자식들이 장성해 새로운 가족을 사랑으로 꾸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이들 부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설렘

이제 다가오는 6월, 봄이 지나고 노장우 과장이 은퇴하고 나면 두 사람은 텃밭을 꾸리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알콩달콩한 부부생활을 즐길 계획이다. 노장우 과장은 부인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전부 신혼 때와 같았다며, 앞으로도 아내에게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회사를 떠나면 자주 보지 못할 후배들에게도 각자의 부인에게 더욱 잘해줄 것을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제가 은퇴하기까지 도와준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들이 없었다면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습니까. 다 동료들 덕분입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아내를 좀 더 아껴주길 바랍니다. 가족관계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가정이 편안해야 모든 것이 편안한 법입니다. 다들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회사와 함께한 35년의 세월은 어느덧 마무리에 접어들었지만, 노장우 과장 가족의 시간은 앞으로도 웃음과 행복을 가득 실은 채 계속될 것이다. 2021년 4월의 이 짧은 나들이가 그들 가족에게 또 하나의 빛나는 추억이 되길 바란다.

1986년 4월, 한전KPS에 입사하여 오는 6월 30일에 은퇴를 앞둔 사랑하는 여보,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35년 동안 오직 가정만을 위해 살았으니 이제는 좀 쉬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결혼 생활 35년을 오직 사랑 하나로 우리 가정에 헌신한 당신을 생각하면 감사함 뿐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은퇴 후의 삶 또한 감사하며,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사랑으로 살아갈 것을 확신합니다. 서로 건강하여 잘 살아갑시다. 우리 딸, 사위, 아들, 며느리의 사랑 받으며 노후의 멋진 삶 기대해 봅니다. 그동안 고생하고 수고한 우리 남편 노장우 과장에게 박수를 보내며, 정든 회사를 앞으로 지켜주실 한전KPS 직원들에게도 박수를 드립니다. _ 당신의 영원한 아내 성임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 큰딸이에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버지께서 퇴직하시는 날이 오게 되었네요. 퇴직 기념으로 이렇게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동안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하신 모습 존경하며,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이제는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집 짓기, 밭 가꾸기도 하시며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들 잘 키워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이젠 저희가 아버지 옆에 있을게요. 너무너무 사랑해요. _ 딸 노미혜

항상 존경하는 아버님. 늘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에 감사할 뿐입니다. 아버님의 모습을 통해 저도 어떤 모습이 멋진 가장의 모습인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버님처럼 가족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님. _ 사위 이재인

할아버지 수고하셨어요, 너무 사랑해요! _ 손자 이루길

아버지, 저도 이제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로서 35년간 한 직장에서 근무하신 것에 대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순탄하지만 않았을 텐데 가장이라는, 아버지라는 무게로 정년퇴직까지 저희를 돌봐주신 것에 정말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제 인생의 롤모델이었고 인생의 선배이자 존경하는 가장의 모습입니다. 아버지 같은 사람, 동료, 가장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사랑합니다! _ 아들 노재흥

아버님!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전KPS에서 ‘노장우 과장님’의 이름으로 살아오시다가 이제 그 이름을 내려놓고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셨는데요. 이 은퇴가 아버님 인생에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되며 더욱 젊어지실 청춘의 시작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제는 남자 ‘노장우’가 원했던 삶을 여유롭게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어머님과 손잡고 여행도 다니시면서, 좋아하시는 주말농장도 멋들어지게 꾸미면서요! 그동안 고생하셨고, 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_ 며느리 원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