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테마 인터뷰

반짝반짝 빛나는, 나를 찾는 시간


평택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다은 주임의 일요일은 다채로운 색으로 빛난다. 단순히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며 ‘나’를 알아가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유리 속에서 이다은 주임이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편집_대외협력실  사진_김인규

Q. 스테인드글라스를 취미로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여러 가지 취미를 가졌어요.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시간이 될 때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목공으로 도마를 만들고, 향초나 디퓨저, 향수를 만들기도 했었죠.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후에는 오일 파스텔이나 유화물감, 아크릴 물감으로 혼자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 입체적이고 다양한 색감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알게 되었죠. 흥미가 생겨 주변 공방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 정규반을 신청한 지 3개월 만에 수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2달 정도 배웠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

Q. 흔치 않은 취미인데, 처음에 시작할 때 어렵진 않으셨나요?

처음에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성당이나 교회에 있는 유리창 같은 작품만 만든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다양한 작품과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저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다채로운 색감이 특징인데요. 만드는 과정은 투박한 편이어서 그 차이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작은 조각들로 평면적인 작품들을 만들다가 최근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완성시키고 방법을 터득하고 나니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Q.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어떻게 만드나요?

용인의 한 공방에서 매주 일요일 3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어요. 3시간 안에 다 만들 수 있는 작품도 있고, 복잡한 경우에는 2~3주 투자해야 할 때도 있죠. 스테인드글라스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모양이나 도안을 대고 유리를 잘라 그라인더로 세세한 모양을 잡고, 동테이프를 감은 다음에 납땜해서 완성시켜요. 유리는 유리칼을 이용해 자르는데, 제멋대로 깨질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유리의 결을 따라 자르는 선을 잘 긋는다면 원하는 대로 자를 수 있어요. 또 세세한 굴곡이나 정교한 맞춤은 그라인더 기계로 그라인딩하여 맞출 수 있어요. 유리끼리 빈틈이 없도록 맞춘 다음 테두리에 동테이프를 감고, 유리조각들끼리 떨어지지 않도록 윤활제를 바르며 납땜을 고르게 하면 완성됩니다.

Q. 유리를 다루는 일이라 위험할 것 같기도 한데요.

모두 장갑을 끼고 작업하고 작은 유리조각들이기 때문에 작업환경만 청결하게 유지한다면 위험한 부분은 많지 않아요. 다만 유리를 자르는 과정에서 유리조각들이 튀기 때문에 힘 조절과 커팅선을 잘 긋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그렇다면 직접 해보며 느낀 스테인드글라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같은 과정으로 만든 유리더라도 색의 마블이 다르고 부분마다 결도 달라 조각조각마다 매력이 있어요. 요즘 많이들 사용하시는 썬캐쳐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걸어두면 계속 돌아가는 모빌과 각각의 유리조각이 다른 색을 보여서 맑은 날이 기다려지기도 해요.

Q. 만드신 작품을 주변에 선물하신 적도 있나요?

아직 주진 않았지만 우리 회사에 근무하는 학교 동창 중 곧생일인 친구들이 있거든요. 거울과 썬캐쳐를 선물할 예정이에요.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모양으로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색도 골랐기 때문에 꼭 좋아해 주고 잘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나요?

앞으로는 그라인딩 기기와 인두기 등을 구비해 원하는 유리를 구입하고 직접 도안을 그려 집에서 작업해볼 생각이에요. 크고 어려운 작품은 조금 더 배워야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선물해 주고 싶어요.

Q. ‘나’에게 취미란 무엇인가요? 더불어 KPS인들에게 취미생활에 대한 추천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 가지 취미를 오래도록 하는 성격은 아니었어요.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 년씩 목공, 향수, 향초,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공예들을 배워보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점점 알아가고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조금씩 꾸준히 해보고 싶어요. 우리 회사 선ㆍ후배님들도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는 한 단계 한 단계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을 발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취미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