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ERGY+

미디어 in 에너지

영화 속 신재생에너지를 찾아라!


글_목정민 과학잡지 「에피」 편집장

과학기술이 발전한 미래를 그려낸 공상과학(SF) 영화는 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왔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제작된 SF영화 <스타워즈>에는 홀로그램이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낯선 기술이었지만 홀로그램은 이미 상용화 돼 공연이나 콘서트 등에 쓰이고 있다. 2002년 개봉한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온 홍채 인식 기술도 이미 스마트폰의 보안 기술로 현실화 되었다.

이렇듯 SF영화의 영화적 상상력은 과학 기술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 기술이 될 신재생에너지 기술도 SF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인류는 화석 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으로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태양에너지를 비롯해 풍력, 수력, 조력, 바이오연료 등이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재료이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4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약 8% 수준에서 30%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안을 내놓으며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SF영화 두 가지를 살펴보면서 두 영화가 그려낸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현재의 우리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고, 기술 발전에 얼마만큼 영감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마션> 화성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만들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의 생존기를 그려냈다. 영화 속 NASA 아레스 탐사대는 화성에서 모래폭풍을 만나 탈출에 성공하지만, 탐사대원 중 한 명인 마크 와트니가 발견되지 않아 그를 두고 지구로 귀환한다.

무인도에 홀로 남겨져도 좌절할만한데 지구 밖 화성이라니. 그래도 와크니는 좌절만 하지 않는다. 그는 화성에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인 ‘햇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다. 와크니는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조명에 불을 켜고, CCTV를 가동할 뿐만 아니라, 화성 탐사용 차를 충전하고 실내에서 감자재배까지 하게 된다.

화성에서 태양광 발전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태양의 빛은 우주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화성에서 태양광 발전을 시도한다는 발상은 실현 가능해보인다.

우주에서는 지상보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다. 1㎡ 크기의 태양 전지를 기준으로 지상에서는 발전량이 0.4kW 정도이지만 우주에서는 1.3kW 이상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 대기에서의 햇빛 반사가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에서는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온전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이 더욱 용이하다. 화성도 지구보다 대기의 양이 적기 때문에 지구보다는 태양광 발전에 더욱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각국은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우주에서 생산한 태양광 에너지를 지구로 어떻게 전송할 것인지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다.

<매드맥스 3> 돼지 분뇨로 만들어내는 에너지

1970년대 개봉해 4편의 시리즈물을 내며 흥행을 한 매드맥스 시리즈 가운데 <매드맥스3>는 오일쇼크와 대공황으로 무질서가 된 미래를 그리고 있다.

에너지 자원과 식량이 고갈되면서 이를 쟁취하기 위해서 싸움이 일어나고, 도시 지하의 돼지 농장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비타 타운’이라는 도시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유지된다. 이렇듯 분뇨나 생물체 등의 바이오매스(Biomass)를 연료로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얻는 에너지가 바이오에너지다. 영화 속에서 돼지 분뇨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은 것처럼 현실에서도 동물의 분뇨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옥수수, 사탕수수, 폐식용유 등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언제 어디서나 자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바이오매스를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쓰레기 발생량이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분뇨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사업은 국내에서도 시행 중이다. 가축분뇨를 이용해 생산한 전력으로 지역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사무실의 난방이나 분뇨 저장소 난방에 사용되고있다. 식물 재배 온실에 전력을 공급하기도 한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에너지 위기라는 이슈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 보였다. 그런데 에너지 위기와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가 처한 현실적 위기이다.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더욱 심각해질 경우 되돌릴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SF영화가 과학기술 발전에 영감을 주어왔듯, 신재생에너지를 다룬 SF영화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미래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