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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나무가 들려주는 경영이야기 12

다채로운 변신을 꿈꾸는 칠자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기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늦게라도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며 개인과 조직의 미래를 바꾼다. 이번 호에서는 칠자화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알아보자.

글_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박홍규 교수
(前 한전KPS 원자력연수원장)

건강한 기운을 부르는 매력적인 나무

계절을 거슬려 따듯한 날이 계속되더니 대부분의 전국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이상기온으로 가을꽃들이 힘을 잃었다. 기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지속성장을 꿈꾼다지만, 나무는 급변하는 날씨 탓에 맥을 못 추는 듯하다. 창 넘어 귀뚜라미 소리도 끊긴 서늘한 기온에도 새로운 꽃을 피운 듯이 변신을 거듭하는 나무가 있으니 칠자화가 그렇다.

칠자화는 일곱 개의 꽃이 한 송이를 이루어 붙은 이름이다. 자료가 흔치 않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무이기도 하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상징인 6월에 개화하는 칠엽수(마로니에)와는 다르다.

커다란 자두나무 옆에서 성장이 더뎠던 칠자화를 햇볕이 잘 드는 아랫마당에 옮겨 심었더니 올해는 꽃이 피었다. 칠자화는 8월부터 9월에 걸쳐 흰색 꽃이 피고 10월에는 붉은색 꽃받침을 감상할 수 있다. 1년에 두 번 다른 색상의 꽃을 볼 수 있는 나무로 불리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꽃이 지고 가을철로 접어들면 녹색의 꽃받침이 붉게 변하여 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칠자화를 처음 보는 사람은 꽃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9월의 칠자화

10월의 칠자화

업무능력의 차이는 지속적인 자기계발의 산물

초록 잎이 돋는 봄철의 싱그러움에 나무들은 저마다의 특성이 묻혀 버린다. 계절을 지나며 자기만의 향과 화사함을 뽐내지만, 칠자화는 꽃이 뜸한 여름과 가을에 걸쳐 매력을 발산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직원 시절에는 그만그만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능력의 편차가 생긴다. 처음부터 재능을 발휘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늦게나마 칠자화처럼 다양한 능력을 펼치는 직원이 있다.

능력의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자신에 대한 투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지난 6월호 사보를 보면 응답자의 76%가 자기계발을 위해 배움을 택했고, 그중에 48%가 역량강화를 위해 직무와 연관된 공부를 한다고 답했다. 현실에 매몰된 사람일수록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에 관심이 많음을 볼 수 있었다. 직무와 연관된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사람이 차츰 업무능력의 차이를 가져오리라 본다. 이때 직무와 연관된 많은 자료와 서적을 접할수록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 한층 수월해진다. 10월호 사보에서 밝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작성할 때’임을 감안해 보면 업무와 관련된 내공이 쌓이면 능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늘 새로운 것을 접하며 회사와 연결하여 “우리 회사에 ‘이것’ 을 도입하면 어떨까? 무엇이 문제가 될까? 기대효과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자문자답에 익숙해지면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데 남들보다는 한결 쉬워진다. 다른 보고서를 많이 읽고 그들만의 보고서 형태, 부호사용,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단계 등을 섬세하게 눈여겨본다면 현업에 접목시키는 것이 한결 용이해진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그동안 읽어 온 자료들을 항목별로 분류하여 제본해둔다면 필요시 쉽게 찾아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수 있다.

보고서는 생각을 글로 쓰는 행위이다. 송나라 때의 구양수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짓느냐는 물음에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이라 답했다.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사전에 많이 수집하고 분석해 보아야 한다. 국내외의 공신력 있는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해 볼수록 보고서의 내용이 충실하고 풍부해진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막상 보고서를 쓰다보면 과욕이 오류를 불러오게 된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컬러프린터로 다양한 색을 활용하여 산만하게 보이게 하는 경우, 똑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여 지루한 보고서를 만드는 경우이다. 반복된 표현은 동일한 의미의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구축’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구축’, ‘확립’, ‘공고화’ 등으로 다양한 용어를 구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말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 작성은 핵심주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혀 줄 것이다. 데이터는 최고의 메시지이자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1990년도 초반, 창사이래 처음으로 인력진단을 통한 사업소 인력재배치가 있었다. 현장의 강한 반발에도 방대한 양의 개인별 가동율을 산출하여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사업장의 인력조정을 이끌어낸 바 있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변화의 시작

한창 업무에 허덕이던 젊은 날, 천둥소리 같은 울림으로 다가온 작고하신 구본형(변화경영 전문가)의 ‘익숙한 것과의 결별’ 에서 강조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서, 육아 및 집안일 때문에 변화를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제의 인간으로 오늘을 살 것이고 미래 또한 어제의 인간으로 살게 될 것이다. 자기 변신을 위해서는 희생이 요구된다. 자기희생을 밑거름 삼아 미래의 큰 그림을 실현시키기 위한 자기혁명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변화의 시작은 우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필요하리라. 반복적인 업무처리, 습관화된 관행,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 행동 등 버려야 할 익숙함은 변화의 걸림돌이다.

많은 꽃나무들이 허리숙인 계절에 변신을 거듭하며 오롯이 자기 매력을 발산하는 칠자화처럼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자.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법은 바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래는 자기혁신을 통한 변신을 거듭하며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