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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나무가 들려주는 경영이야기 7

녹색세상을 밝혀주는
황금회화나무


인재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만약 주변에 인재가 없다면, 아직 알아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이번 호에서는 황금회화나무처럼 빛나는 인재를 찾는 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글_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박홍규 교수 (前 한전KPS 원자력연수원장)

봄의 정원을 빛내는 으뜸나무

5월의 마당에는 철쭉, 라일락, 이팝나무의 흐드러진 꽃 잔치가 벌어졌고 하얀 찔레꽃이 저물며 붉은 장미가 마당 가득 피어난다. 유난히 비가 잦은 올해는 물을 머금은 나무들의 이파리들이 초록빛을 더해간다.

풍요로운 녹색 물결 속에서 뜰의 존재감을 더해가는 나무가 있으니 황금회화나무이다. 대부분의 나뭇잎들이 초록으로 계절을 기다리지만, 마당 가운데에 자리 잡은 황금회화나무는 유독 황금빛의 노란색 잎으로 돋아난 후에 차츰 여름에는 연녹색으로 변해간다. 새로 자란 가지 또한 노랗지만 자라면서 회갈색으로 변한다. 가지와 잎이 황금색을 띠니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봄날을 밝히는 황금회화나무는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이끌어도 우쭐대지 않는다. 겸손하게 자리를 지킬 뿐이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학자수(學者樹)’라 부르고 귀하게 여겨 선비의 집, 절, 대궐 같은 곳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특출한 학자나 인물이 배출되기를 바랐던 미래를 향한 염원을 담은 희망의 나무였던 것으로 보인다.

황금회화나무는 병충해가 적고 내한성도 강한 양수이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식재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높이 25m 정도까지 가지를 많이 치고 자라면서 커다란 수형을 이룬다. 회화나무는 콩과식물로 질소 고정을 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생하여 질소 비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척박한 땅이 아닌 한 비료의 필요성이 거의 없다고 한다. 꽃이 귀한 여름에 꽃이 피며 꿀이 많아 여름의 밀원식물로도 유용하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의 핵심인재

황금회화나무가 일상적인 녹색정원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나무이듯이 조직에는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신입직원 채용 문구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역량 있는 인재’를 내세우고 있다. 역량을 갖춘 인재를 갈고 다듬어 핵심인재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마련되어 있지만 제대로 뽑고 키우고 관리하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하여 보편적인 보통 직원으로 평준화시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하여 인재 전쟁을 치루고 있다.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육성, 관리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미래를 이끌어 나가도록 부단한 관심과 투자, 이를 뒷받침하는 근무 환경의 개선과 제도적인 지원, 적합한 자리에 배치하고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원칙과 유능한 직원을 격려하고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가? 세상이 바뀌었어도 고참 우선의 연공서열이 모든 제도와 운영에 기본원리로 작동되고 있다면 조직은 역동성을 잃기 마련이다. 능력 있는 직원이 높은 성과를 내면 보상이 뒤따르는 비전의 현실화는 직원들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필수 조건이다.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변화에 맞추어 자신의 보유 역량을 높이기 위한 개인들의 노력은 기본 덕목이다.


우리는 Global ACE(Globally Advanced Customer-centered Expert)를 지향해 왔다. 지속적인 혁신으로 세계무대에서도 뒤지지 않고 앞서 나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미리 생각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끊임없는 학습과 기술 연마로 플랜트서비스 분야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의미이다.


요지는 경쟁력과 전문성 확보이다. 사람 중심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은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진보에 발맞춰 새로운 영역을 찾기 위한 도전이 뒤따라야 한다. 이에 따른 일곱 가지 행동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만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도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지는 살펴보아야 한다.

핵심인재의 판단: 성과와 성공의 지속가능성

핵심인재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현업에서 보여준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이뤄나갈 지속적인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잡다한 나열식 성과목록, 반복되는 일상 업무의 나열은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 기존에 없던 것을 발굴하거나 지금까지의 관행을 뒤엎을만한 업무개선,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시를 위해서는 부단한 현실 고민과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잠 못 이루는 밤을 숱하게 맞이해야 한다. 개인의 노력이 회사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직성과와 연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의 업무실적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로 가득 차고 앞으로도 그렇다면 자신과 조직은 시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란 현상에 의문을 품고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한 인물이어야 한다. 더불어 성과를 이끌어 온 과정을 공유하여 자신의 문제해결 방법을 확산시킬 줄 알아야 한다. 주변의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조직의 성과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역량이 성공의 지속가능성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를 이끌어 갈 역량은 제도권 밖에서도 자신이 키워나가야 한다.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는 고된 오늘을 극복해 나갈 뚝심이 있어야 한다. 관습과 조직문화가 발목을 잡고 흔들지라도 나아가야 한다.

인재는 인재를 알아본다고 한다. 역량을 갖춘 인재라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상사를 만나면 평범한 직원으로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재는 언제나 있었다. 다만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조직의 미래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의 열정과 노력에 달려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