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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인터뷰

한전KPS 기술사 최다 보유자
3인을 만나다


기술사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명단에 세 번이나 이름을 올린 KPS인이 있다. 종합기술원 TSP센터 오병진 수석, 종합기술원 P&R센터 이웅근 센터장, 월성1사업처 원자로부 김대근 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공부를 하였지만 고군분투했던 시간과 열정은 똑 닮은 세 사람을 만나봤다.

편집_대외협력실   사진_김인규

어떤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셨나요? 각자 본인의 기술사 자격을 소개해주세요.

이웅근 저는 2004년에 산업기계설비기술사를 취득했고, 그 다음해에 기계안전기술사를 취득했습니다. 2013년에는 금속재료기술사를 취득했고요.

오병진 저는 2005년 6월에 용접기술사와 금속재료 기술사를 동시에 취득했고, 다음해 12월에 비파괴검사기술사를 취득했습니다.

김대근 우선 2004년에 산업기계설비기술사를 취득했고, 2018년에는 공조냉동기계기술사와 건축기계설비기술사를 동시에 취득하였습니다.

기술사 자격 취득에 도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병진 대규모 사고 등 중요한 이슈가 있을 경우 우리 고객은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고 싶은 전문가를 찾습니다. 기술사 자격이 있으면 신속한 복구 방안제시 등 정비전문회사로서 관련 업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 더욱 욕심을 내어 취득하게 됐죠.

이웅근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기술사는 실현하고 싶은 소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문원들은 회사를 대표하여 고객에게 기술변론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요. 국가공인 자격증은 나 자신을 대변하고 신뢰감을 높여 업무를 원만하게 수행하는 기술자산이라 생각하여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김대근 2000년 삼천포사업소 근무 당시 회사에서 교수를 초빙하여 유체기계 산학합동교육을 개설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기술사 자격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들으면서 기술사 자격 취득은 엔지니어링적 사고를 한층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공부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노하우가 궁금해요.

김대근 노하우라면 과찬이신 것 같고요. 저는 우선 연습장에 무조건 빠르게 적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움직이면 기억이 오래 가더라고요. 그리고 속독, 완독, 정독 과정을 거쳐 수험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곤 했습니다. 나중에 보면 노트가 부푼 빵처럼 보일 정도였죠. 어려운 부분은 녹음해서 출퇴근 시간에 반복적으로 들었고, 공부하다가 시험 기회가 오면 무조건 응시해서 제 능력을 수시로 테스트했습니다.

이웅근 저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먼저 모든 기출문제를 입수한 후 분석하여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기본서를 한권 선정했죠. 기본서를 바탕으로 인터넷이나 관련 전공서적을 참고하여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까지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서 1회독이 완료될 때마다 직접 핵심요약 서브노트를 만들고 이 내용을 휴대폰에 녹음하여 시간 날 때마다 반복 청취했는데, 이게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오병진 정공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주말에 기술사 학원을 다녔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실무와 그림을 활용한 공부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필기나 실기나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형상을 많이 보고 직접 그림을 그려서 이해해야 오래갑니다. 외우는 것도 문장을 만들어서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술사 취득은 필기와 실기(면접)로 이루어지잖아요. 세 번이나 합격하신 만큼 면접 팁도 있을 것 같아요.

김대근 학원에서 산업체와 대학교수를 섭외해서 실전처럼 모의면접을 몇 차례 했던 것이 합격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팁을 더 드리자면, 필기시험 후 합격발표 전까지 필기문제를 단답노트로 정리해서 기술용어를 체득화하고 면접시험 전에 다양한 경력을 가진 면접위원들의 모의면접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웅근 질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다시 말씀해주시라고 요청하고, 모르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인정한 뒤 다음 질문에 답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답변보다 자신 있는 부분에 대해 현장경험을 접목하여 대답한다면 좋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병진 본인의 주특기와 일치되는 면접 질문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나는 기술사로서 이만큼의 소양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면접의 팁이 되겠죠.

이렇게 취득한 자격증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오병진 먼저 회사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 꼭 필요하지만, 우리 직원이 보유하지 않은 자격증을 취득해 별도의 계약직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또, 국가코드 개정이나 국책과제 심의위원회 등 국내 관련 분야 최고권위자나 교수님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김대근 취득한 3개 분야 기술사 자격증은 발전소 정비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설비를 담당할 수 없지만 간접경험을 통해 엔지니어링적 사고와 분석능력을 키우고, 타 설비 유사경험 축적, 그리고 사내자격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웅근 공인자격증은 나 자신의 위상과 존재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죠. 더불어 지금도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요. 2018년 모로코 사피시운전 현장에서 급수가열기 손상사고 원인규명과 책임소재 문제로 제작사, 감리사, 발주사, 우리 회사 간 장장 5개월에 걸쳐 기술 공방이 진행되었는데 6개의 금속재료기술사를 보유한 우리 회사 솔루션센터 보일러기술팀이 협업하여 완벽하게 우리 회사 귀책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공부를 해오셨는데요. 공부할 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병진 목표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굳은 의지 아닐까요. 시험 전 3개월 정도는 좋아하는 술도 참고 정진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저는 술 거절을 잘 못했으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공부 시간이 요구되었지요.(웃음)

김대근 기술사 취득은 장기전입니다. 다량의 학습량과 빠른 기술력, 최신기술 동향 파악 등이 요구되므로 반복 기억학습 적용과 본인의 경험을 이론에 녹여 기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기목표는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줄이고, 체계적인 학습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실 것을 꼭 추천 드립니다. 체력관리가 중요하거든요.

이웅근 끈기와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8부 능선에서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응시 도전마다 본인의 실력이 향상되므로 기술사를 목적이 아니라 엔지니어의 기술향상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여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오병진 현재 소방설비전기 분야 기사에 도전 중입니다. 제 전공은 기계 분야지만, 초일류 정비회사의 직원으로서 전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고 싶었거든요. 현재 1회차 필기시험에 합격 해 2차 실기시험에 응시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김대근 저도 소방 관련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소방 업무는 발전소 특성상 제한된 설비만 수행하고 있어 전체적인 접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행가능한 옥내외 소화설비, 스프링클러 설비 등 소방 관련 통지가 발행되면 배운 이론을 실제 적용하여 보고 있고 제한된 설비, 즉 화재감시 및 경보설비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웅근 저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외국어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사 자격 취득을 위해 공부 중인 KPS인에게 응원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병진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마음먹었으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본인의 업무 분야와 유사한 종목을 선택해 시간을 잘 활용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대근 자기계발은 자기 상품화입니다. 기술사는 기술계 최고의 자격으로 공부의 시작이 곧 합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멈추지 않고 한 발자국씩 가다보면 반드시 합격하실 겁니다.

이웅근 어느 한 분야에 최고가 되기는 쉽지 않으나 노력하여 쌓은 지식과 경험은 평생 인생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계발 노력은 여러분이 소망하는 바를 반드시 성취시켜 줄 것입니다. 도전하십시오. 도전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2021 기술사합격수기

오랜 공부 끝에 2021년 기술사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도 있다. 올해 기술사가 된 KPS인에게 따끈따끈한 합격 이야기를 들어보자.

종합기술원 사내벤처 SHE-Tek 김영국 대표

기계안전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길고 지난한 시간이었다. 2015년에 인도 잘수구다 사업소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여 고민하던 중 우리 회사 전문원께서 기계안전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하여 나도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후 인도지사에 근무하면서 2017년과 2018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시험을 보았고 2019년에는 영흥사업소에 근무하면서 세 번째 시험을 보았다. 2020년에는 두 번이나 보았으나 번번이 합격선에서 조금 미달하여 총 다섯 번을 떨어졌다.

떨어질 때마다 아쉬움과 충실히 준비하지 못한 후회가 반복되었다. 아내는 왜 사서 고생이냐고 안타까워했다. 시험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매번 춥고 이른 아침에 시험장까지 차를 태워주었는데 면목이 없었다. 다행히 쌍둥이 딸들은 떨어질 때마다 ‘포기하면 실패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과정’이라며 위로해 주었다.

응원에 힘입어 작년 7월부터 공부계획을 폭넓고 깊이 있게 수립한 뒤 철저히 실천하였다. 또한 임금피크와 코로나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준비한 덕인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이번에는 합격선을 훨씬 넘었다. 그야말로 5전6기, 다섯 번 떨어지고 여섯 번째 통과한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면접시험이 한 달 후에 치러졌다. 긴장하여 일부 답변을 못한 것도 있지만, 아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대답한 덕일까. 면접시험은 한 번에 통과하였다. 합격 소식을 듣고 꿈인지 생시인지 몇 번이고 확인해 보았다.

합격 후 가족은 물론 동료 지인들로부터 너무나 과분한 찬사를 많이 받은 것 같다. 사적으로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나이가 들었어도 하면 된다’는 사례를 남겨서 무척 뿌듯하다. 이제 기회가 된다면 안전사고 예방에 일조하면서 살고 싶다. 지금도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TSP센터 회전설비기술팀 변재철 책임

건설기계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돌이켜 보면 2014년 산업설비기술사를 취득한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마음을 다잡는데 시간이 꽤 소요되었던 것 같다. ‘기술사 자격증 하나만 있으면 되지’, ‘추가로 취득해 봐야 얻는게 뭐지?’하는 안일한 생각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고,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한 결심이 쉽게 서지 않았다.

결국 공부를 시작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으로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집 주변 헬스장 전단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보게 됐다.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기술사 필기시험 당일, 2교시까지 보고 나니 시험이 쉽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3교시를 마무리한 뒤에는 ‘이 시험은 내가 볼 시험이 아니구나’하는 생각과 바닥난 체력으로 모든 걸 포기하고 가방을 쌌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교문을 통과할 때, 문득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3교시까지 있었는데 1교시만 더 참아보자”하는 마음으로 다시 교실로 복귀했고, 다행히 4교시에는 회사 업무 관련 내용이 많이 출제되어 좋은 점수를 획득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 기술사 자격증 취득 자체만으로도 기쁘지만 그보다도 인생에서 더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옆 자리에서 68세 어르신이 3번째 기술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나 또한 포기할 뻔한 4교시 시험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시한 것에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이는 앞으로 남은 회사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기술적 지도와 조언을 해주시는 센터장님과 TSP센터 전문원 모두, 그리고 사업소 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더욱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원자력정비기술센터 사업운영실 SGE팀 추길호 선임

금속재료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입사 후 몇 년쯤 지났을까. 우리 부서의 부장님으로 오신 분은 용접기술사이자 같은 학교 선배님이셨다. 우리 회사는 정비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회사이고, 선배님도 기술자의 최고의 명예인 기술사를 가지고 있는데 과연 나도 최고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연간 200일 이상의 출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다 용역적격심사 요건에 기술사가 있으면 점수에서 유리하다는 걸 알고 꼭 기술사를 따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먼저 학부 때 전공인 금속재료를 공부하기로 했다. 다행히 1차 필기시험에는 합격했지만, 문제는 면접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화상 면접을 봤는데, 많이 긴장한 탓에 첫 질문부터 정확하게 들리지가 않았다. 최종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그 후 지난 1년의 시간은 나에게 절차탁마의 시간을 준 것 같았다. 기술사라면 무언가를 개선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면접관의 말을 생각하며, 여러 지식들을 내 것으로 충분히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면접시험을 치렀다. 다행히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질문들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최종합격자 발표일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한 순간, 합격이라는 두 글자가 보였다. 그동안 퇴근 후, 주말에 독서실에 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시락 싸들고 차 안에서 함께 밥을 먹어준 아내에게 가장 먼저 합격소식을 알리고, 회사에 소식을 전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에게 과분한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이제 2관왕에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동안 응원해준 아내와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기술사를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항상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이제는 회사에서 내가 기술사로서가 아닌 기술사다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