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는 1년 6개월마다 계획예방정비를 시행한다.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다음 계획예방정비를 시작하기 전까지를 ‘한 주기’라고 하는데, 한울원전 3호기는 무려 8주기, 총 3,885일 동안 ‘무고장 연속운전’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 놀라운 기록에 담긴 것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우리 회사 한울2사업소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었다.

글_임혜선   사진_김인규

국내 최초 한국표준형 원전이 세운 3,885일이라는 기록

경상북도 울진에 자리 잡은 한울원자력발전소(이하 한울원전)에서는 원전 6기가 가동 중이다. 그중 한울원전 3, 4호기(1,000MW급×2기)는 원자력 발전의 핵심기술인 원자로계통설계에 국내 자립기술을 적용한 대한민국 최초의 한국표준형원전이다.

지난 4월 20일, 한울원전 3호기는 국내 최초의 한국표준형원전인 동시에 ‘국내 원전 무고장 최장기간 연속운전’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2008년 7월 25일부터 2021년 4월 20일까지 8주기 동안 단 한 번의 정지 없이 운전을 계속한 것이다. 계획예방정비기간을 제외하고 한울원전 3호기가 8주기 동안 운전한 시간은 총 3,885일. 그동안 생산된 전력량은 약 9,712만MWh로 이는 경상북도 전체가 2년 4개월간 쓸 수 있는 양이다.

1997년 8월, 한울원전 3, 4호기 시운전사업소로 발족한 우리 회사 한울2사업소는 현재 8개 부서, 155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한울원전 3, 4호기의 경상정비 및 계획예방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시운전부터 함께한 한울원전 3호기의 산증인인 만큼, ‘국내 원전 무고장 최장기간 연속운전’이라는 기록은 한울2사업소 사람들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울2사업소 백민식 소장은 이번 기록 달성에 형언할 수 없는 큰 보람을 느낀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울3호기가 이렇게 긴 시간동안 엄청난 양의 전력을 생산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 데에 우리 직원들이 함께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한울원전 3호기는 국내 기술로 만든 만큼, 이번 기록 달성으로 한국표준형 원전의 안전성과 운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내 기술로 만든 원전이 최장기 연속운전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다

백민식 소장은 이번 기록 달성 뒤에는 ‘발전소 안전운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한 발전소 모든 구성원들의 존중과 배려, 그리고 묵묵한 헌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과 정비 등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어우러지고 잘 관리되어야 하는데, 원자력발전소 구성원 모두가 각자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이행한 결과라는 것.

특히 시운전 때부터 한울원전 3기 운전을 위해 땀 흘려온 한울2사업소 사람들은 ‘나 자신이 우리 회사의 얼굴’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정비업무를 수행해왔다고 한다.

“발전설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경상정비 및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완벽하게 수행하거나 한울원전의 고장 제로화를 달성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전문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혼을 담은 정비를 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봅니다. 물론 행운도 따랐다고 생각하고요.(웃음)”

그러나 3,885일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행운이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한울원전 3호기는 증기발생기 교체, 격납건물 라이너 플레이트(CLP) 보수, 주변압기 교체 등 굵직굵직한 고비를 여러 번 맞이했고, 그때마다 한울2사업소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십분 발휘하여 그 순간들을 헤쳐나갔다. 지난 2017년 8월에 발생했던 발전기 차단기(GCB) 냉각 펌프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8월 8일에 발전기 차단기(GCB) 냉각 펌프 02의 밀봉수가 누설되어 정지된 일이 있었습니다. 01로 교체 운전했으나, 탱크 내부 냉각수 부족으로 다시 정지되어 출력을 내려야 했죠. 다행히 저희들이 신속하게 예비품으로 교체해서 계통을 정상화, 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데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무고장, 무사고, 무결점 사업소를 향한 여정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는 데 기여한 한울2사업소는 현재 3호기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수행 중이다. 오는 7월에 이번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완료하고 나면 다시 경상정비에 돌입해 다가오는 9주기 운전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그동안 쭉 그래왔듯이 말이다.

이후에는 연이어 4호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공사도 예정되어있어, 한울2사업소는 정비현장 안전관리와 코로나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개 호기의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안전하게 수행함으로써 정비현장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원자력 산업안전을 선도하는 사업소가 되겠다는 포부다.

‘Perfect한 정비로 고객만족 실현’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 직원이 합심하여 고객감동을 실천하는 한울2사업소는 소통의 기업문화를 실천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2016년에는 한마음운동 우수사업소, 2017년에는 내부평가 우수사업소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기술경진대회 우수상을 받으며 모범 사례를 만들어오기도 했다.

올해 한울2사업소는 원자력사업처에서 윤리안전 플랫폼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4無(갑질, 성희롱, 채용, 계약 민원) 경영 구현을 적극 수행하기 위해 사업소 중점 실행과제로 ‘4無 올백(All 100)’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직원과의 소통강화와 고객사 불편사항 선제적 조치 등 모든 직원이 의기투합하는 ‘무고장’, ‘무사고’와 함께 ‘무결점’ 사업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것이 올해 한울2사업소의 다짐이다.

완벽한 업무 수행으로 3,885일 무고장 운전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운 한울2사업소. 한순간도 게을리 보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멈추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한울원전 3호기는 또 한 번 무고장 운전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