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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 발전, 인류 최후의 보루가 되다?
SF영화 속 수력 발전


<출처: 네이버영화>

수력 발전은 용수 공급은 물론, 물이 마르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 전력망을 구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발전방식이다. 그래서일까. SF 영화 속 수력 발전은 종종 인류 최후의 보루로 표현되고는 한다. 이번 호에서는 영화 속 수력 발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글_조행만 과학 칼럼니스트

댐을 놓고 벌이는 유인원과 인간의 대결

SF 영화에는 단골 메뉴가 있다. 먼 미래의 우주, 외계인의 지구 침공, 인류 멸망, 그리고 인류를 살릴 에너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2014년에 나온 SF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도 인류에게 중요한 에너지로 수력 발전이 등장한다.

시리즈 1편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 인간들은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해 약을 개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 시미안 플루로 인해 유인원들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갖게 된다.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의 실험체였던 유인원 ‘시저’(앤디 서키스)는 시미안 플루에 노출된 다른 유인원 무리를 이끌고 금문교에서 인간들과 전쟁을 벌여 승리를 거둔다. 후속작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시미안 플루에 의해 인류가 멸망한 뒤, 1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편에서 실험실을 탈출하고 생존한 유인원들은 샌프란시스코 북쪽 뮤어 우즈(Muir Woods) 국립공원에서 시저의 강력한 통치 아래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같은 시기, 시미안 플루에서 살아남은 인간들도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때까진 서로의 충돌 없이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들의 연료는 점점 고갈되고, 전기까지 끊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말콤’(제이슨 클락)은 유일한 에너지원을 되찾기 위해 탐사대를 이끌고 금단의 구역인 유인원의 숲으로 들어간다. 이 숲에는 유인원들은 관심 없지만, 인간에겐 정말 중요한 수력 발전소가 있었다.

인간들이 이 발전소를 되찾는 과정에서 두 종족 간에 갈등이 싹트기 시작한다. 유인원 대장인 시저는 인간들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인간들은 유일한 에너지원인 수력 발전소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외부에 있는 다른 생존자와 연락하기 위해서라도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말콤이 시저의 아내를 치료해주면서, 시저는 인간들에게 댐에 대한 접근을 허락한다. 인간들은 댐을 복구해 무사히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두 종족 간에 갈등이 완전히 치유된 것은 아니었다. 3편에서의 전쟁을 예고하며 영화는 끝난다.

최후의 에너지 설비를 지키기 위해 지구에 남은 사람들

지난 2013년 개봉한 SF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에서도 수력 발전은 인류의 마지막 에너지원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2070년 무렵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는 ‘약탈꾼’이라고 불리는 외계인 스카브 족의 공격을 받지만, 핵무기를 사용해 물리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지구의 절반이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결국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는 지구 상공 304m에 임시 우주정거장 ‘테트’를 건설한다. 그들은 마지막 희망인 토성의 2번째 위성 ‘타이탄’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테트에서 거주한다.

그러나 주인공 ‘잭 하퍼’(톰 크루즈)와 아내 ‘비카’(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에너지를 조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구에 남게 된다. 두 사람은 타이탄으로 가는 날만을 꿈꾸며 지구에서 외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반전은 잭이 한 여인을 만나며 시작된다. 의문의 여인이 나오는 꿈을 꾸던 잭은 평소와 같은 순찰 중 알 수 없는 신호를 따라 한 장소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잭은 꿈속의 여인을 실제로 만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지구 최후의 생존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진실과 맞닥뜨린다. 잭이 마주하게 된 진실이 무엇인지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한편, 영화 속 모든 것이 파괴된 지구에서 인류가 마지막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에너지원은 바로 바닷물이었다. 생존한 인류는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보존된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수력 설비를 통해 에너지를 조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잭과 비카가 지구에 남아있던 이유 역시, 약탈꾼들이 이 수력 설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며 파괴를 시도하기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알 수 있는 에너지의 중요성

19세기 말 본격적으로 사용된 수력 발전이 영화 속 인류 최후의 보루로 표현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최근에는 거대 시설을 구축하지 않고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소(小)수력 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물이 있는 한, 기술 발전을 통해 계속해서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도 중요하게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두 영화를 통해 또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에너지원의 중요성이다. 먼 미래의 우주 사회에서도 에너지원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필수적이고, 영화 속 주인공들은 그 에너지원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운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과 <오블리비언>을 통해 에너지의 중요성과 함께 수력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