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참고도서. 케이티 밀크먼 <슈퍼 해빗>,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벤저민 하디 <퓨쳐 셀프>
뱀은 예로부터 신중하고 기민한 동물로 여겨졌다. 감각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외부 환경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색이 상징하는 새로움과 희망, 도약 에너지를 품은 ‘푸른 뱀의 해’다. 새로운 변화와 희망찬 성장의 기운을 받아 낡은 습관과 허물을 벗고 새롭게 출발할 적기다.
미국 와튼 스쿨 교수이자 행동과학자 케이티 밀크먼은 책 <슈퍼 해빗>에서 ‘새출발 효과’의 중요성을 알렸다. 새출발 효과란, 새로운 시작이나 중요한 시점을 맞이할 때 사람들의 행동과 동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새해, 생일, 월요일과 같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간적 랜드마크(Temporal
Landmark)’에서 더 나은 행동을 실천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원리다. 새해는 새출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다.
새로운 시작이 주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밀크먼 교수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새해 첫날이나 생일과 같은 새로운 시작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조사했을 때, 여러 사람이 그런 날은 과거의 실패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낀다”라고 전한다. 이른바 리셋 효과(Reset Effect)다. 마치 자신이 어제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타당한 이유라도 생긴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느끼는 날에 더 많은 변화를 추구한다. 이러한 순간은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실패할 것 같은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준다.
새해 새출발 효과는 올해는 다를 거라는 희망을 품고 현재와 미래에 집중할 기회를 만든다. 기대가 생기면 동기가 따르고, 동기는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꼭 새해가 아니어도 좋다. 매월 1일, 매주 월요일 등을 시간적 랜드마크로 삼아 ‘목표 점검의 날’로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월, 매주
새출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야심 찬 목표를 추구할 때 좌절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이따금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밀크먼 교수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실수를 용인하고, 실수가 긍정적인 성과 흐름을 망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는 완벽함은 필요하지 않으며, 실패도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목표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앞으로의 변화를 더욱 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장기수 레드(모건 프리먼)는 감옥에 새로 들어온 앤디(팀 로빈스)에게 “희망은 위험한 거야, 이 안에선 아무 쓸모가 없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좋아”라고 충고한다. 이에 앤디는 답한다. “희망은 좋은 겁니다. 어쩌면 제일 좋은 거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앤디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결코 잃지 않는다. 수십 년에 걸친 정교한 계획과 실행을 통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유를 쟁취하는 데 성공한다. 비가 내리는 날 감옥에서 탈출한 앤디가 온몸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은 잊히지 않는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칼럼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영민 서울대 교수는 그의 글에서 희망은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정의한다. 즉, 어떤 일이 발생하리라고 예측하고 기대했기 때문에 바로 그런 일이 ‘진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 생기리라고 기대했는데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그렇게 기대한 이가 그 기대대로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령 자신이 곧 건강해지리라고 기대하고 예측했는데 정말 그렇게 된 이는 기대한 자신이 바로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는 것.
김영민 교수는 “희망은 희망을 가진 사람에 의해 현실이 된다. 희망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그 희망은 거대한 사회적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혼란한 시대 속에서 프랑스 혁명 전쟁을 승리로 이끈 나폴레옹 황제는 뛰어난 전략과 군사적 재능으로 유럽 대부분의 영토를 정복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비장의 무기는 아직 내 손안에 있다. 그것은 희망이다.”
나폴레옹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향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희망, 희망이 있는 한 절대 진 것이 아니라고 설파했다.
새로운 시작도, 희망도 결국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올해 초 서점가 자기 계발 분야를 휩쓴 베스트셀러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는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아주 작은 실행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기 계발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스스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접시닦이, 목재공, 청소부 등 다양한 일용직을 전전하다 세일즈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다. 40년간 워런 버핏, 앤디 그로브와 같은 세계적 부호의 성공 비결을
해부한 그는 성공한 사람들에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바로 ‘아주 작은 행동의 누적’이라는 비결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숏폼 영상의 일시적 자극이나 SNS 속 화려한 일상, 타인 인정에 의존해 만들어진 동기 부여는 쉽게 타오르고 사라지는 ‘가짜’라고 말한다. 진짜 동기부여는 ‘하루 1가지 실천으로 시작하는 도미노 성공’ ‘3일만 해도 몸이 느끼는 미세한 성장의 감각’ ‘인생의 5분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매일 작은 루틴에서 출발해 행동력을 기르고, 그로부터 자신감을 얻는 과정이 결국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에서는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기 위한 7단계 실행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라
목표를 적어라(글로 적지 않은 목표는 환상일 뿐이다)
기한을 정하라
해야 하는 일의 목록을 작성하라(계속 추가하면서 완성한다)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
한 걸음만 내디뎌라(모든 성공은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행동을 계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