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주희 사진. 한국관광공사
자연은 여름에 가장 풍성하고 다채로운 얼굴과 자태를 드러낸다. 덥고 지루한 여름날을 앞두고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하자. 청량하고 선선한 바닷바람은 물론 피톤치드 가득한 숲, 다채로운 매력의 서핑 성지, 로맨틱한 밤하늘을 품은 여행지를 모았다.
‘섬’ 여행이 선사하는 특유의 여운이 있다. 작고 외딴 땅에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도 신비롭고 아늑한 정서를 만끽할 수 있다. 울산에서 지금 가장 핫한 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슬도는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바위섬이다. 본래 무인도였던 만큼 섬 전체에는 청정한 자연이 옹골차게 들어차 있다.
슬도에서 해파랑길 8코스를 따라 가면 대왕암공원까지 닿을 수 있다. 대왕암은 신라 문무왕의 왕비가 세상을 떠난 뒤 큰 바위 밑에 잠겨 호국 용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바위다. 대왕암까지 가기 위해서는 100년 전
방풍림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을 거쳐야 한다. 15,000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마치 화폭에서 옮겨온 듯 저마다 빼어난 기백과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울울창창한 길목을 따라 걷다 숲을 지나면 일순 시야가 탁 트이면서
청량한 색감의 바다가 펼쳐진다. 굽이굽이 돌 때마다 바다와 해안 절벽이 빚어낸 드라마틱한 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탈을 오르내리길 몇 차례, 마침내 바다에서 솟구친 듯한 대왕암이 형상을 드러낸다. 비장한 광경이
전설과 오버랩되면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공원 내 출렁다리도 놓치지 말 것. 303m 길이로 중간 지지대가 없는데, 파도치는 바다 위를 공중에서 거니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선사한다. 대왕암공원과 맞닿은
일산해수욕장에서 낮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저녁에는 로맨틱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 울산시 동구 등대로 95(대왕암공원)
📞 052-209-3738
서핑은 여름 바캉스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레포츠다. 오감으로 파도와 바닷바람을 생생히 감각하며 즐기는 서핑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제 막 서핑의 재미를 알아가는 초보라면,
혹은 이번 여름을 이용해 서핑에 입문해 보고 싶다면 서핑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협재해수욕장으로 떠나보자. 비양도를 배경으로 비췻빛의 바다색이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협재해수욕장은 공항에서 가깝고 규모도 넓어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해변이다. 최근에는 힙한 감성의 펍이나 이색 카페 등이 속속 자리를 잡으며 더욱 풍성한 감흥을 선사한다.
약 200m의 백사장은 경사 3~8도로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고 서핑 강습소나 체험 프로그램, 장비 렌탈 숍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처음 입문하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낮에는 지중해 휴양지처럼 꾸며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펍과 클럽에서 선셋 파티를 만끽할 수 있다. 또 해수욕장 주변에는 짙은 송림이 있어 야영과 산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전복과 소라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멀지 않은 곳에는 한림공원과 협재굴, 명월대, 황룡사, 영각사 등이 있어 해수욕과 함께 주변의 명소도 둘러볼 수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329-10
📞 064-728-3981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더욱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 서늘한 도시로 떠나보자. 8월 평균기온 25℃인 태백시는 한여름 땡볕도 잠시 쉬어가는 고원 도시다. 평균 해발고도 900m로 국내 도시 중 가장 높고,
빛공해 지수가 낮아 별을 관찰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특히 6~8월에 보는 은하수는 1년 중 가장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산등성이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찬란하게 빛나는 은하수를 감상하고 있노라면 긴긴
여름밤의 지루함이 절로 잊힌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해발 1330m 함백산 은하수길에서 별들이 머리 위에 쏟아지는 드라마틱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인기 스폿은 팔각정이 있는 오투전망대다. 팔각정에 앉아 유유자적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다. 또 팔각정을 은하수와 한 프레임에 담은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 초 태백시가 오투전망대의 팔각정을 도색하고, 펜스에 LED 조명을 설치하며 재단장했는데, 어두운 밤 은하수 위를 걷는
듯한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해발 686m의 오로라파크는 미국, 스위스, 호주 등 세계 각지에 있는 고원지대 기차역을 소개한 공간이다. 오후 10시에 공원 내 모든 조명이 소등되는데, 고래 조형물과
은하수를 함께 올려다보면 마치 고래가 밤하늘을 헤엄치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조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태백에는 탄탄파크, 구문소, 태백산 당골광장 등의 은하수 명소가 자리하니 올여름 잊지 못할 여름밤 추억을
남겨보자.
🔍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산176-20(오투전망대)
📞 033-550-2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