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사진. 엄태헌
서종화 팀장은 2022년과 2023년 포스코에너지와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개인 감사패를 받았다. 돌발상황에서 적극적인 해법을 제안해 성과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이후 고객사는 서종화 팀장을 기술자문으로 반드시 투입해달라는 요청서를 담아 수의계약을 맺었다. “나 하나가 곧 한전KPS의 이미지”라고 말하는 서종화 팀장은 오늘도 웃는 얼굴로 고객에게 먼저 다가선다.
서종화 팀장이 2008년부터 2024년까지 리더와 현장대리인으로 투입된 공사는 130회에 이른다. 수많은 공사가 모두 기억에 남지만, 그에게 가장 특별했던 사례는 인천 포스코 복합 3호기 대외공사를 맡았을 때다.
서종화 팀장 혼자 투입되어 일면식도 없는 고객사 직원들과 손발을 맞추게 된 것이다. 터빈 경험자는 그가 유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빈 특정 부위에 마찰(Heavy Rubbing) 상황까지 발생했다.
“정비를 외부에 맡기면 일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어요.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분해해 조립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 회사와 계약되지 않은 부분이라 제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됐지만, 제
일처럼 맡아 5일 만에 정비를 완료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했을 때 무척 짜릿했어요. 무엇보다 고객사 분들이 크게 감동하셨죠.”
서종화 팀장은 고객사가 가끔 어려운 부탁을 할 때에도 두 발 벗고 돕는 일에 망설이지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고객의 난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내가 희생하더라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고객이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관계가 전환됩니다. 협력업체가 아니라 서로의 파트너가 되는 거죠.”
서종화 팀장이 현장에서 중요하게 지켜온 몇 가지 원칙이 있다. ‘현장에서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지 말 것’ ‘업무 시작 전 전문가로서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함께 모색할 것’ ‘업무
후에는 불편했던 애로사항을 듣는 데 집중할 것’ 세 가지다. 모든 공사에서 안전 무사고, 중대재해 ZERO화, 설비 무사고와 퍼펙트 시공을 끌어낸 비결이기도 하다.
“순간에만 집중하지 않고 고객과의 관계를 멀리 봅니다. 커피 한 잔이라도 들고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소한 농담도 건네고요. 고객의 실수가 있어도 모른 척 눈감아 주고, 가려운 곳이
있다면 포착해서 긁어줍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이 다 아시거든요. 서로에게 정말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서종화 팀장은 자신의 이미지 하나로 회사 평판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여기기에, ‘내가 곧 한전KPS다’라는 마음으로 어떤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대외공사를 나가면 생각보다 저희가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요청한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안하고 실현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책임감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사실 시키는 일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웃음)
서종화 팀장은 한전KPS에서 많은 것을 받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기계정비원으로 입사한 지 2~3년 만에 조장이 되어 맛본 첫 시운전의 쾌감은 그를 사내자격 감독 레벨4까지 이끌었다. 그는 현재
인재개발원에서 증기와 가스터빈 축정렬 및 터빈 정비 사내강사로 출강하고, 터빈 현장 OJT 멘토, 사내자격 문제 검토위원, 교안 교재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저는 공부하기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매번 제 귀를 잡아서 일보다 공부가 먼저라고 말씀해 주신 선배님이 계셨어요. 현재는 퇴직한 박점태 책임전문원입니다. 저녁에 회식하든, 야간 근무를 하든 꼭
1시간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어느새 저도 따라 하고 있더라고요.”
머무르는 직원과 성장하는 직원은 다르다고 말하는 서종화 팀장은 자신의 모습도 누군가의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 업무에 능통한 멀티플레이어로, 소통에 열려 있는 선배로 기억되고자 노력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