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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의사들의 의사
한전KPS인상 수상자
조명근 선임전문원

글. 곽한나   사진. 엄태헌

한전KPS 전국 사업장에서 터빈과 발전설비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을 ‘의사’라고 한다면, 조명근 선임전문원은 의사들을 위한 의사다. 24시간 멈추지 않는 발전설비 특성상 그는 새벽에도 응급 호출을 받는다. 설비는 정성을 다한 만큼 보답한다고 믿는 조명근 선임전문원. 자신이 지닌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자 후배 양성에도 애정을 쏟고 있다.

터빈 난제 해결하며 쌓은 기술력으로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

“한전KPS인상을 수상하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30년 가까운 회사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조명근 선임전문원은 1999년 삼천포 4호기의 고질적인 진동 현상의 원인을 찾고 해결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당시 4년 동안 주말을 반납하고 관리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진동으로 힘겨웠던 시기였다.

“고심 끝에 배관정렬 문제를 진단하고 최적으로 재정렬한 결과, 공사 후 시운전에서 진동없이 매끄럽고 완벽하게 운전되는 터빈을 보면서 저는 큰 감동과 감격을 느꼈습니다.”

이후 조명근 선임전문원은 사업소 터빈 전문가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태풍에 의한 삼천포 전호기의 돌발정지를 완벽 복구하고, 각종 사례를 통해 쌓아온 증기터빈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다. 2020년에서 2023년까지 고객사에 제공한 솔루션만 177건에 이른다. 즉각적인 매출과 함께 각종 용역을 수주하는 데 기여한 것은 물론이다.

회사와 후배들을 향한 애정으로 정비기술 지침서 만들어 배포

조명근 선임전문원은 각종 정비기술 지침서와 정비 절차서를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국내 최초 1,000메가와트 화력발전소인 신보령 사업소 설비를 담당하며 고품격 정비를 위한 지침서를 최초로 개발하고 보급했다.

“측정법과 조립 등의 가이드라인이에요. 사진을 하나하나 붙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만들고 보니 파워포인트 120장 분량이었어요. 현장에서는 이 지침서를 코팅해서 각각의 위치에 배치해 놓으셨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잘 만들었구나, 뿌듯함이 들었죠. 신보령 사업소 이후 고성하이, 신서천, 강릉안인 설비에도 지침서를 계속 개발하고 보급했습니다.”

어쩌면 개인 자산과도 같은 기술 노하우를 표준화해 보급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회사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말하며 미소 짓는다.

“이제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설비나 정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후배들이 저처럼 고생하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조명근 선임전문원은 지침서 개발 외에도 증기터빈 전문가 양성을 위한 현장 OJT와 전수 세미나 등을 통해 현장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직접 취득한 특허와 실용신안 6건 그럼에도 ‘I'm still hungry’

조명근 선임연구원은 현재 AI 이미지 인식 기반 베어링 진단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전문원이 현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베어링 손상 알고리즘을 통해 손상 여부와 잔여 수명을 알 수 있는 진단 예측 프로그램이다. 신재생에너지 선두 주자인 수력 및 양수 정비 기술 고도화 연구도 그의 관심 분야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직접 고안한 기술로 받은 특허와 실용신안은 6건이다.

“원동력이요?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했던 말이 있죠. ‘I'm still hungry(나는 여전히 배고프다)’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현장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기술을 쌓고, 외국 원서나 논문을 찾아봐도 늘 부족하고 목마른 느낌이 드네요.”

그는 2018년 한전KPS 위상 확립을 위한 상징물(증기 터빈 실물 ‘에너지 날개’) 설치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사계절 꽃이 피고 눈이 오는 배경 속에서 시민분들이 산책하면서 들여다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지금처럼 안정적 에너지 공급에 기여하며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돕는 조력자로 남고 싶습니다.”

회사가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현장에 서고 싶어요.
현장 터빈 전문가들에게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