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사진. 이성원
오전 11시 30분, 한전KPS 본사 구내식당의 문이 열렸다. 줄을 선 직원들은 차례로 입장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부터 식판 위에 올려 담았다. 오늘의 주메뉴는 설렁탕. 푸짐한 고기와 소면 위에 뜨끈한 국물이 한가득 얹어졌다. 직원들의 점심 시간을 든든하고 행복하게 채우기 위해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주한 하루를 여는 구내식당 현장을 찾았다.
“회사 근처에서 혼자 생활하기에 아침 점심 저녁을 구내식당에서 먹습니다. 매일 많은 이들의 끼니를 준비한다는 건 무척 수고스러운 일일 텐데요. 구내식당을 책임지고 계신
영양사 님과 조리하는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경영지원처 세무회계부 최연우 주임은 영양 있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구내식당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는 구내식당 식단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정미선 영양사의 목표이기도 하다. 구내식당은 일주일 단위로 조식 중식 석식, 하루 세 끼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메뉴를 확정한다. 한
끼에 밥과 더불어 주찬 1종과 부찬 2종, 김치류 1종, 국류 1종, 누룽지나 요구르트 등 후식까지 총 6가지 메뉴를 선보인다.
“신선도와 영양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철 식재료를 활용합니다. 특히 쌀이나 배추, 열무 등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은 나주 공공급식지원센터에서 공급하는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어요. 수산물처럼 위생과 관리가 중요한 식품은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 발주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모든 식재료는 전일 입고를 원칙으로 하는데요.
가장 깨끗하고 신선한 상태로 조리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구내식당은 새벽 5시부터 불을 밝힌다. 새벽 배송을 통해 식재료가 입고되면, 부적합한 식재료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하루 일이 시작된다. 이후 조리사들은 당일 식단 조리에
들어가거나, 다음날 쓰일 식재료 전처리 작업을 분담해 진행한다. 아침 조식 시간은 7시 40분부터 열려 8시 20분 정도면 마무리가 된다. 조식을 이용하는 직원은 20명
안팎. 메뉴는 주로 된장국이나 장조림처럼 집밥 같은 식단이 올라온다. 여기에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든든하게 속을 챙기길 바라는 조리사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점심시간은 구내식당이 가장 붐비는 때다. 정미선 영양사를 비롯해 구내식당 조리사들이 가장 분주하고 긴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구내식당 직원 모두는 손이 한 번 더 가더라도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매일 평균 300여 명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에서 최근 호응이 가장 높았던 메뉴는 ‘고구마 돈가스’. 고구마
돈가스 하면 돈가스 안에 고구마 무스가 들어간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구내식당이 선보인 것은 조금 특별했다. 치즈돈가스 위에 고구마 무스를 토핑해 화려한 비주얼과 치즈의
풍미를 모두 살린 것이다.
“외부 식당은 몇 가지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지만, 구내식당은 1년 365일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지요. 구내식당이 직원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기회의 창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식단을 계획할 때 더 고민하고, 새로운 메뉴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이유입니다.”
정미선 영양사는 식사를 마친 직원들에게 직접 식단과 맛에 관한 평가를 묻기도 하지만, 가장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잔반통’이라고 귀띔한다. 잔반통의 남은 음식이
적다는 것은 곧 직원들의 식사 만족도가 높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자율 배식이다 보니, 간혹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뜨셔서 음식을 남기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잔반을 최소화하기 위해 드실 수 있는 만큼 적당하게 뜨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어요. 더 드시고 싶거나 반찬이 부족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오셔서 추가해 가시면 됩니다.”
석식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매일 60여 명의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한다. 인사혁신처 인사제도부 장신효 차장도 그 중 한 명이다.
“요즘 식자재도 비싸고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제가 직접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더라고요. 물론 맛도 더 좋고요. 석식에만 나오는 특별 메뉴가 있는데 닭봉과 김치조림이
나올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웃음)”
올해 구내식당 식비는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2014년 본사가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래 첫 인상이다.
“코로나 이후, 식자재 인상폭이 커서 혁신도시 주변 공공기관 대부분이 구내식당 식비를 올리는 추세였습니다. 저희도 적절한 시기에 본사 노조와 협의를 진행했는데 식비 인상
배경에 공감해 주시고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내식당의 전반적인 운영과 지원을 총괄하는 상생협력처 노무복지실 김극영 실장은 식비 인상 논의와 함께 구내식당 환경 개선과 조리사분들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사고 안전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식비가 오른 만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기대도 커질 터. 정미선 영양사와 조리사 모두는 더 맛있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복날이나 정월대보름, 동지 등 전통적인 절기 음식과 제철 음식을 보다 많이 활용해서 직원분들의 입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탄소 식단
운영을 위한 ‘채식 데이’에도 앞장설 예정이고요. 직원분들 밥심의 원천이 되는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애정을 갖고 이용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새로운 메뉴가 기다리는 카멜레온 같은 구내식당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상생협력처 오민영 차장
먼저 직원분들에게 맛있는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수고해 주시는 영양사 님과 조리장 님, 조리사 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올여름 폭염으로 고생이 많으셨는데요. 저희 노무복지실에서는 구내식당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려움이 있거나 불편한 사항은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최우선 원칙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분이나 드시는 직원분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생협력처 정미선 영양사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하듯이 맛있고 건강한 식사는 하루를 움직이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이 직원분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또 그 시간이 행복감과 즐거움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직원분들의 목소리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좋아하는 메뉴나 드시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매일 영양가 있고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구내식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이용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