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편집실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우루과이는 유럽풍의 건물과 예술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남미의 작은 파리라 불린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 덕분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지만 축구만큼은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나라! 정열과 사랑이 가득한 우루과이의 다양한 매력을 함께 만나본다.
람블라는 스페인어로 산책로를 뜻하며, 뒤에 지명을 붙여 람블라 데 몬테비데오와 같이 그 지역의 산책로 이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라 플라타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약 24km 길이의 람블라는 우루과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긴 산책로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람블라는 산책과
조깅 그리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찰 정도로 몬테비데오 시민들의 생활권에 밀접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한강과도 같은 곳이지요.
람블라가 사랑받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석양이 지기 시작하면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람블라의 모든 곳은 노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뷰포인트가 됩니다.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마떼(남미의 전통 잎 차)를 나눠 마시는 시민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즐겨 찾는 단짝으로 소주와 삼겹살이 있다면 우루과이에는 아사도와 와인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사도는 스페인어로 ‘고기를 굽다’의 뜻을 가진 ‘Asar’에서
파생된 단어로 일반적으로 소의 갈비 부위를 구워낸 바비큐 음식을 지칭합니다. 소금 외에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으며 숯으로부터의 거리와 불의 강도를 조절해 고기를 천천히
익혀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사도를 파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아사도를 구워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화로를 개방해 놓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아사도가 조금 짜고 질기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한번 그 맛에 중독되면 지나가는 소만 봐도 입에서 군침이 도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사도를 먹을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와인인데, 우루과이는 포도를 재배하기 아주 좋은 기후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덕분에 양질의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는데요. 체질상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저조차 식사할 때 가끔 한 잔씩 곁들일 정도로 우루과이 와인은 맛과 향이 빼어납니다.
우루과이는 1930년에 처음 열린 월드컵의 우승국이며 월드컵 박물관을 설립할 정도로 이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1950년에 한 차례 더 우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다시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루과이 국가대표 유니폼에는 월드컵 우승 횟수를 뜻하는 별이 네 개나 있습니다.
그 이유는 ‘1924년과 1928년에 우승한 올림픽도 FIFA(국제 축구연맹)에 의해 조직된 대회이므로 이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우루과이 축구협회가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을 보며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일화를 통해 우루과이 국민들의 축구 열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하며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이 좌절되었을 때 보복성 범죄를 염려해 며칠간 퇴근 후 외출을 삼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축구를 정말로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우루과이에 방문해 뜨거운 축구 열정을 몸소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