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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거친 파도를
즐기는 방법

글. 박향아   사진. 이성원

한낮의 태양이 열기를 더하면서 넘실대는 파도를 찾아 떠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이자, ‘휴가’를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해도 좋다는 허락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일상'을 ‘휴가’처럼 채워가는 강원준 조장을 만났다.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바다를 누비는 그의 얼굴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 묻어난다.

‘한전KPS’를 선택한 이유

“가까이에 바다가 있잖아요.”

직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연봉, 적성, 워라벨 등 여러 기준이 있지만, 강원준 조장이 한전KPS를 선택한 이유는 ‘바다’다. 그러니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가까이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한전KPS에 지원했고, 현재 부산 바다 가까이에 자리한 고리3사업소 기계1부에서 근무 중이다.

“당연히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좋은 회사라는 점이 한전KPS 입사를 결정한 중요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언제든 파도에 몸을 맡길 수 있는 멋진 바다가 가까이에 있다는 점. 이것 역시 제게는 중요했습니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삶’이 저의 꿈이거든요.”

강원준 조장이 평생의 꿈이 된 ‘서핑’을 만난 건 2018년 뉴질랜드 바다에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강원준 조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졸업 후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치열하게 고민했을 문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떠난 뉴질랜드에서 강원준 조장은 ‘서핑’을 만났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냈다.

“뉴질랜드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던 때에, 친구가 가까운 바다로 낚시하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도착한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외국 친구들을 보게 됐어요. 보드에 몸을 맡긴 채 바다를 누비는 모습이 너무 자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해보고 싶다’는 말이 불쑥 나왔고, 그렇게 처음으로 서핑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서핑’이 내게 가르쳐준 것

평소 클라이밍과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지만, 해양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었던 강원준 조장. 바다에서도 멀리서 파도를 감상하는 것을 더 좋아했던 그에게 온몸으로 파도를 느끼며 바다를 누비는 서핑은 신세계였다.

처음에는 ‘바다를 정복하겠다’는 욕심으로 파도와 맞섰지만, 보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파도를 이기려 하지 말고 바람의 방향과 파도의 흐름을 느끼며 몸을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워갔다.

“파도에 온전히 몸을 맡기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순간에는 내 안에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큰 파도가 오면 ‘이걸 꼭 잘 타야지’라는 욕심에 몸이 굳을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알게 됐어요. 이 파도를 놓쳐도 괜찮다는 것을. 다음 파도가 또 올 테니까요. 실패와 기다림의 반복 속에서 정말 큰 파도를 타고나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겨요. ‘과연 내가 저 파도를 탈 수 있을까’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용기!”

그렇게 뉴질랜드 바다에서 보낸 1년의 시간을 통해, 강원준 조장은 자신만의 답을 찾았다.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어떤 일을 하든 평생 ‘서핑’을 통한 즐거움을 누리며 살겠다는 목표가 생겼으니, 충분했다. 강원준 조장이 뉴질랜드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며 배운 값진 선물이다.

‘서핑’과 함께하는 사계절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한 조각이 아쉬운 여름. 벌써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걸 보면, 올여름 더위도 만만한 녀석은 아닐 듯싶다. 서핑을 위해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은 강원준 조장은 ‘뜨거운 태양’마저도 반갑다.

“햇빛이 강렬할수록 바다로 뛰어들 때의 ‘시원함’이 배가 되거든요. 물론 바람이 강한 날은 파도의 움직임이 다이나믹해서, 비가 오는 날은 파도가 높아서, 눈이 오는 날은 눈 속 서핑을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요.(웃음) 서핑은 여름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파도만 있으면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 즐길 수 있답니다.”

실제로 강원준 조장은 입사 후로 4계절 내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주중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회사 인근의 임랑해수욕장에서 ‘모닝 파도’를 즐긴 후 출근할 때도 있고, 주말에는 송정해수욕장이나 다대포해수욕장, 혹은 포항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곤 한다.

바다마다 파도의 크기와 모양이 다르기에, 서핑을 즐기는 재미도 다르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파도를 골라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어, 강원준 조장의 부산살이는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여름철에 태풍과 함께 큰 파도가 올 때가 있거든요. 그때는 반차를 쓰고 바다로 향합니다. 이런 파도는 1년에 몇 번 되지 않을뿐더러, 퇴근 때까지 기다리면 파도가 소멸하고 없을 때도 많거든요. 물론 제가 해야 할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야 제가 좋아하는 ‘서핑’을 당당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큰 파도가 오면 ‘이걸 꼭 잘 타야지’라는 욕심에 몸이 굳을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알게 됐어요. 이 파도를 놓쳐도 괜찮다는 것을. 다음 파도가 또 올 테니까요.
실패와 기다림의 반복 속에서 정말 큰 파도를 타고나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겨요.

좋아하는 서핑을
더 많은 사람과
즐기기 위해

최근에는 ‘좋아하는 서핑’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고 싶어서 사내 동호회도 만들었다. ‘바다를 사랑하고 서핑을 즐기고 싶다는 열정’만 있으면, 서핑 경험이 없는 직원일지라도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아직 정식 모임을 갖지는 못했지만, 이제 ‘서핑의 계절,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파도가 좋은 날 함께 서핑을 즐길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보드부터 서핑 슈트와 각종 장비까지 서핑샵에서 다 대여가 가능하니, 태양과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아!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줄 선크림은 필수고요. ‘바다에 빠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가지고 보드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냥 빠지지 뭐’라는 마음으로 파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중요해요. 자연을 제대로 이용함과 동시에 자연에 겸손하게 순응할 때 비로소 ‘서핑’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렇게 서핑의 매력에 한 번 빠지고 나면 ‘파도가 좋은 날’은 어김없이 바다를 찾게 되실 거예요. 저처럼 말이죠.(웃음)”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 ‘솨악~ 솨악~’ 하얀 물보라와 함께 넘실대는 파도의 크기가 제법 커졌다.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보드를 매고 바다로 향하는 강원준 조장. 뜨거운 태양 아래 부서지는 파도와 파도 위를 함께 누빌 보드가 있어, 강원준 조장의 여름은 빈틈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