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사진. 엄태헌
원자력사업처 사업기획실 이미지 직원은 신혼 5개월 차 동갑내기 주말 부부다. 화이트룩으로 맞춰 입은 두 사람은 푸른 바닷빛의 아쿠아리움 앞에서 더없이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신혼의 달콤함에 주말 부부의 애틋함을 더해 여전히 연인 같은 분위기였다.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줄 서로에게 어느새 닮아버린 웃음으로 다정한 힘을 전한다.
“저와 남편은 한 명의 친구로 연결된 사이에요. 제 고등학교 동창이 남편의 초등학교 동창이었죠. 서로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이렇게 결혼까지 이어졌네요. 남편의 첫인상이요? 작고 뽀얀 얼굴이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첫 만남에서 ‘다음번엔 초밥 먹으러 가자’며 직진 신호를 보낸 남편에게 이끌렸습니다.”
이미지 직원 부부에게 2년 전 첫 만남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남편 임양현 씨는 첫 만남에서부터 아내의 꾸밈없는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유행이나 겉모습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도 멋져 보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맞는 겨울, 평소 스노보드를 즐겨온 양현 씨가 스키장에서 왼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 입원한 양현 씨를 곁에서 지켜준 건 바로 지금의 아내였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몸도 마음도 힘들 때였는데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 아내를 보며 이 사람과는 평생 함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도 무척 바쁘고 고단했을 텐데 저를 먼저 생각해 주는 아내에게 감동했습니다. 사고는 힘겨웠지만 한편으로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된 셈이죠.”
올해 3월, 두 사람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에는 특별한 문구가 새겨졌다. 서로의 이름에 담은 결혼 서약이었다.
“서로 (양)보하면서 (현)재의 삶을 감사하고,
하나의 (미)래를 꿈꾸며 (지)금처럼 사랑하겠습니다.”
결혼 이후 아내는 나주로, 남편은 여수로 향하는 주말 부부의 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여수 산단에서 3교대 근무를 하는 남편을 배려해 두 사람의 보금자리는 여수에 꾸렸다. 연일 이어지는 긴 장마로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지 못했던 이미지 직원은 부부의 나들이 장소로 아쿠아리움을 택했다.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여수에 살고 있지만, 이번에는 바다의 겉이 아닌 속까지 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에서다. 특히 다양한 해양 생물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하니 펭귄이나 바다사자 등을 좋아하는 부부에게는 꼭 한 번 찾아 보고 싶은 선망의 장소였다.
“바다사자 한 쌍이 나란히 헤엄치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사이가 좋아 보이네요. 저희 모습 같아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웃음)”
양현 씨는 앞으로의 결혼 생활도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아내가 만들어 주는 제육볶음이 최고라고 덧붙이는 그에게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신혼의 행복이 묻어난다.
“결혼 전보다 확실히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좀 털털하고 남편은 꼼꼼한 편인데요. 결혼하고 보니 서로 보완이 되고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삶의 큰 가치관들이 맞아서 싸울 일은 거의 없답니다.”
이미지 직원은 부부가 마주 보는 것보다 같은 곳을 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다. 부부는 아쿠아리움에 마련된 공간에서 닥터피쉬에 두 손을 맡기는 체험도 하고, 천장까지 이어지는 대형 수족관 아래에서 몽환적인 느낌을 만끽하며 다채로운 시간을 보냈다.
아쿠아리움 1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뮤지엄 오브 컬러’라는 최근 주목받는 여러 작가의 트렌디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도 진행 중이다. 핑크, 블루, 그린 등 컬러와 공간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레 걷다 보니 예술이 결코 먼 곳에 떨어져 있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는 두 사람. 남편은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실용적인 느낌의 네이비를, 아내는 어디에나 깔끔하게 어울리는 화이트를 꼽는다.
색과 작품의 배경이 달라져도 두 사람이 선 풍경은 어디서나 단연 사랑의 모습이다. 때론 장난스럽게, 때론 믿음직스럽게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서로를 닮은 무늬가 된다.
“앞으로 함께 걸어갈 길에 다양한 색이 덧입혀지더라도 언제나 지금처럼 사랑하며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어요. 가장 편한 친구 같은 남편과 오래오래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색채를 주제로 주목받는 글로벌 인기 작가들의 팝업 아트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이다. 미로처럼 생긴 전시 공간을 따라 컬러와 작품 분위기가 달라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인생 사진은 덤.
바다별 축제에 초대받은 소녀는 과연 왕자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층 오션라이프 메인 수족관을 스크린 삼아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아름다운 인어의 수중 쇼 공연이다. 낮 12시 20분부터 4시 30분까지 한 시간 단위로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 시간은 약 13분.
바닥이 투명한 보트를 타고 수족관 곳곳의 해양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 정각부터 10~20분 간격으로 운영하며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다. 아쿠아리움 2층에서 매표 후에 탑승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1인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