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사진. 이성원
협업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더 나은 성과를 빚어낸다. 고객사와 협력사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그 과정과 결과는 빛나는 금과도 같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가 업무개선을 위해 함께 수행한 새로운 ‘작업 계획서’는 과연 무엇일까? 월성3사업소에 찾아가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작성하는 ‘작업 계획서’는 모든 사업체, 기관들에게 매우 중요한 업무 프로세서이다. 그러나 언제나, 늘, 반복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이 작업 계획서는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홀대받거나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1994년에 입사, 한수원 정비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전문가로 꼽히는 한수원 월성3발전소 김현주 기술실장은 이 같은 작업 계획서를 제대로 만들어, 유용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작업 계획서를 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작업자의 책임을 면책하기 위해서지요.”
김현주 기술실장은 해당 장비의 단순 정비만을 기록하는 작업 계획서는 정비품질 저하부터 발전소 정지라는 큰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개선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한전KPS뿐만 아니라 한수원을 포함, 모든 협력사가 함께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일이었기에 더욱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케이블에 문제가 발생해 교체해야 하는 경우 현장에 가서 케이블을 확인하고 교체한 뒤 이 상황을 적는 것과 현장에 가기 전 도면을 살펴보고 전체 상황을 파악한 뒤 세부 계획을 수립·작성하고 현장에 가서 작업을 시행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작업의 ‘계획서’가 제 역할을 한다면 많은 부분에서 업무 효율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김현주 기술실장은 기존의 작업 계획서를 합리적으로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시 놀라웠다.
“한전KPS 직원들의 역량이 정말 뛰어납니다. 국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새로운 작업 계획서 작성을 처음 추진했을 때 한전KPS 직원들은 변화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여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주었습니다.”
이 같은 과정과 성과가 개인 역량 발전은 물론, 원전 수출, 나아가 엔지니어링 체계로 바뀌는 데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는 김현주 기술실장은 다시 한번 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준 한전KPS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2021년 12월 3일에 부임한 월성3사업소의 조구행 소장은 김현주 기술실장이 주도한, 수정된 작업 계획서의 장점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해 현장에 적응토록 한 인물이다.
“새로운 작업 계획서는 정비 절차 안에 세부적인 절차까지 작성하도록 하는 게 기존 계획서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실수할 확률이 적어지고 정비 품질까지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를 끌어낼 수 있었지요. 사실 직원들 입장에서 보면 일이 더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거꾸로 그게 바로 나를 보호하는 장벽이 되어줄 수도 있어요. 세부 사항이 수록된 작업 계획서는 한수원의 감독, 차장, 부장까지 다 검토하고 사인을 해주는 거니까요. 혹여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상호 감정싸움이 아니라 계획서를 기반으로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하게 된 것이지요.”
조구행 소장은 과거의 일방향 지시에서 ‘책임 정비’로 패러다임이 바뀐 지금 한수원과의 관계는 함께 고민하고 함께 책임지는 견고한 파트너십으로 변화하고 있다, 면서 “이 같은 협력관계하에서 일에 대한 긍지는 물론, 함께 대한민국 원전 미래를 구상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더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협업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시행하며 긍정적인 사례를 이끌고 있는 한전KPS는 앞으로도 협력사와 함께 동행하며 더 큰 세계를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