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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00km로 오가는
격렬하고도 우아한 승부
테니스

글. 이유선   사진. 이성원  

지름 6.7cm 무게 59g 남짓한 공이 시속 200km로 코트를 넘나든다. 이 자그마한 공을 쫓다보면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르고 안간힘을 쏟아내는 포효가 절로 터져 나온다. 그토록 거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허준원 부장은 테니스를 우아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테니스의 진짜 매력을 그에게 들어본다.

허준원 부장의 테니스 입문은 더뎠다. 대학생이던 2008년 호주 연수를 떠나 친구들에게 억지로 이끌려 호주오픈 대회를 관람한 순간이 테니스와의 강렬한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직접 라켓을 잡고 코트에 서볼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관객으로만 머물다 2018년에야 망설임을 내려놓고 라켓을 쥐었다. 한데 후회가 밀려왔다.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을 시작하는데 왜 10년이나 걸렸는지 아쉬움이 너무 커요. 좀 더 빨리 도전하지 않았던 게 후회되죠. 직접 해보니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격렬하지만 우아한 스포츠’라는 점입니다. 축구, 농구 같은 구기종목처럼 격렬하지만 정작 상대와의 신체 접촉은 없어요. 내 코트 안에서 오롯이 나의 몸과 의지, 라켓만으로 승부하죠. 부드럽고 아름다운 스윙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순간은 마치 발레리나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몸짓을 떠올리게 합니다.”

테니스로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는 허준위 부장 부부

해외발전사업처 사업운영실에서 해외공사 운영 및 인사관리, 해외사업요원 양성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허준원 부장은 빼곡한 일상의 쉼표로 언제나 테니스를 선택한다. 틈틈이 연습에 몰두하는 것은 물론 퇴근 후에는 라켓 스트링(줄)까지 직접 관리하는 진정한 덕후의 경지에 이르렀다.

“라켓 스트링은 주기적으로 전문 수리를 맡겨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내 손으로 관리해보고 싶었어요. 스트링기계를 구입해 매일 퇴근 후 2~3시간씩 맹연습하고 있습니다. 스트링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에 텐션 조정, 당김방법, 매듭법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는 걸 느끼며 셀프칭찬을 합니다(하하).”

허준원 부장의 테니스 사랑은 깊이만큼 품도 넓다. 그는 지난 2019년 동료들과 함께 테니스를 즐기기 위해 사내 테니스 동아리를 개설했다. 하지만 그간 마땅한 연습장을 마련하기 어려웠고 때마침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더해져 함께 운동할 기회가 드물었다. 2023년에는 이러한 아쉬움을 떨쳐낼 수 있게끔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본사 테니스장 환경개선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된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테니스에 관심 있는 임직원은 물론 임직원 가족 누구나 환영합니다.
‘신사의 스포츠’라 불릴 만큼 근사한 테니스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