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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과 상생의
의미를 되짚어 보다

글. 경영혁신처 ESG혁신부 구희성 차장

우리 회사 내부평가 기준과 경영평가 보고서를 넘기다 보면 곳곳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 2개가 있다. 동반성장 그리고 상생. 우리 회사가 공기업으로서 ‘함께 나눈다’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단어를 막상 처음 접하게 되면, 회사 내부의 직원으로서 문득 들게 되는 의문이 있다. ‘시장에서의 경쟁은 우리 회사도 예외가 아닌데 왜 우리가 나누어야 하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동반성장의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반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동반성장을 사전에서 살펴보면 규모 차이가 있는 대상끼리 상생과 협력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있는 사람의 것을 빼앗아 없는 사람에게 주자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장점이 다른 주체가 상호 협력을 통해 산업 전체의 파이를 크게 만드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해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공기업(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그리고 모두 성장하기 위한 개념이 동반성장인 것이다.

이렇듯 동반성장에 대한 정의가 일견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MBTI가 F보다 T에 가까운 사람이거나, 삼국지에서 유비보다 조조의 리더십이 공감가는 사람이라면 동반성장이 쫓는 이상적인 가치와 자본주의 시장의 냉정한 현실이 자연스럽게 매칭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이 중요한,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업을 약속한 대중소 상생형스마트공장 상생협약식 개최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공기업(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그리고
모두 성장하기 위한 개념이 동반성장인 것이다.

2024년 중소기업 품질보증교육으로 동반성장 주도

먼저 우리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첫 번째 이유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루는 기업들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작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비중은 무려 99.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의 수도 전체 기업 종사자의 81%에 해당한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자본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휘청거린다는 것이 호들갑이 아닌 이유다.

좀 더 직접적이고 단순한 이유도 있다. 바로 국내 법률에 의해 동반성장이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6년에 제정된 바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법으로서 중소기업 협력 및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가치 하에 중소기업 지원 추진계획을 세우고 경영평가와 동반성장평가를 통해 정부로부터 그 추진 성과를 평가받는 과정들이 모두 이 법령에 토대를 둔 과정인 것이다.

동반성장 우수 등급 최초 달성이라는 성과

우리 회사는 2024년 4월에 발표한 2023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기관 최초로 ‘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우수등급은 5개 등급 중 상위 2번째 등급에 해당하며, 전년도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성과와 성장단계별 지원체계 구축 등의 노력 등을 특히 높게 평가받았다.

우리 회사의 업 토대이기도 한 원전 정비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해 원자력 업계의 잠재성 있는 창업벤처기업 10개 사를 발굴 및 지원하거나, 중소기업들의 145억 원 해외매출에 기여하고 85명의 해외일자리도 창출하였다. 자격평가 제도 시행으로 316명의 정비인력 역량개발에 도움을 주고 원전 정비 사업 발주금액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원전 정비 산업계의 동반성장에 특히 주력한 바 있다.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를 분류해 맞춤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창업단계에 있는 기업들에게는 시제품 설계와 인증·특허 취득, 투자유치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였다.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들에게는 우리 회사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성장 동력을 제공했다. 총 28개 기업의 스마트 설비 구축, 혁신과제 달성, 산업 혁신을 지원했고 이를 통한 중소기업들의 재무성과는 약 9.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전해체 장비, 감전방지 접지용구 등 중소기업의 기술제품을 현장에서 실증해 주는 테스트 베드도 시행했다. 끝으로 안정단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판로확대 및 기술 안정화를 지원했다. 우리 회사의 전체 구매 실적 중 90%에 해당하는 3,810억 원이 중소기업 제품이다. 또한 기술이전 55건, 기술임치 및 보호 32건으로 중소기업의 기술을 튼튼하게 지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모두 전 사업소와 유관부서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이다.

동반성장평가 |

2007년부터 시작된 제도로 중기부 산하의 동반성장위원회가 공공기관들의 동반성장 가치달성을 위한 한 해 동안의 노력을 평가하는 제도다. 최우수-우수-양호-보통-개선 5개 등급으로 나뉜다.

중소기업 지원, 기술마켓을 곁들인
ⓒCJ ENM 미디어콘텐츠 요리 대결 프로그램에서 메인 재료와 시너지를 내는 부재료를 각각 짚어 화제를 모은 장면

유명 요리 대결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셰프가 발언한 “제목은 닭 날개 조림으로 하겠습니다. 바질을 곁들인…”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냥 닭 날개 조림이 아니라 바질이 해당 요리의 포인트라는 것을 더없이 잘 표현한 발언이다.

중소기업 지원에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중소기업 지원’에 ‘기술마켓’을 곁들인 것이다. 기술마켓은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우수한(특허, 실용신안, 기술개발 등) 중소기업들과 이 제도에 참여하는 공공기관 107개 사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만남의 광장이다. 전력그룹사들은 물론이고 도로공사와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알만한 공공기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검증된 제품과 기업을 찾고 조회하고 싶을 때, 중소기업이 공공기관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어떤 제품을 활용하고자 하는지 검색하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공공시장 진출을 위해 공공기관들이 기술마켓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올해 정부 경영평가 기준에도 기술마켓 활용실적이 신설되었다. 위해 우리 회사도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 및 제품구매에 있어 기술마켓과의 연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모두의 노력이 깃든 동반성장

동반성장평가와 경영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한 해 실적을 취합하다 보면 동반성장이라는 주제가 특히 우리 회사 곳곳의 크고 작은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업소에서 여는 간담회 한두 번이 모여서 중소기업과의 수십번의 소통 실적이 되고, 총무팀과 기술팀에서 사업소 살림과 공사 수행을 위해 구입하는 물품들은 중소기업 구매 실적이 된다. 하나하나 따로 보면 소소해 보여도 모아 놓고 보면 큰 성과가 된다. 동반성장은 이렇듯 우리 회사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보인 정성과 노력이 담긴 산물이다.

앞으로도 우리 회사는 발전 정비 업계를 선도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으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