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수빈 사진. 조병우
지킬 때는 무탈하니 티 나지 않아도 해이해진 틈을 비집고 찾아온 사고에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안전의 중요성’이다. 그래서 평소 만전을 기해야 마땅하지만 익숙한 환경일수록, 손에 익은 일일수록 외려 잊기 쉽다. 안전패키지 경진대회, 무재해 운동 2배수 달성, 2023 CEO Safety Awards 등을 휩쓸며 안전의 바로미터가 된 평택사업소를 찾아 비결에 대해 물었다.
경기도 평택시 아산만 바닷가의 부지 위에 자리 잡은 평택사업소는 1980년 1월 사업소를 개소한 이래 평택 및 화성 등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해 왔다.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한 뛰어난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서부발전과 신평택발전주식회사 등 두 고객사의 발전설비 정비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중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는 한국서부발전에서 가장 오래된 기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상업 운전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평택발전본부의 2복합발전소는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를 도입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발전이 가능한 곳으로 평택사업소에서 정비를 맡고 있다.
신평택발전 주식회사는 2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첨단 천연가스복합발전소로 2019년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평택사업소가 협약을 맺고 발전설비의 경상정비 역무를 수행하며 자리 잡기까지 큰 역할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기조, 무탄소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관련 기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때 화력발전소로 출발한 평택사업소가 선진 기술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과 이를 지지해 주는 사업소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내부 평가 화력3군 1위라는 쾌거와 2022년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은상 수상, 2024 전라남도 품질 분임조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이 이를 방증한다. 김진희 소장은 “수상 소식도 기쁘지만 프로젝트로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준비를 했다는 부분이 정말 대단하다"며 8월에 있을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사업소 차원에서 온 힘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응원의 말을 보탰다.
평택사업소 1층에 들어서면 '자랑스러운 평택사업소'라는 제목이 붙은 게시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어 시선을 한 칸 내리면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상장이 왜 ‘자랑스러운’이라는 수식어를 썼는지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 품질우수기업상, 시스템 비계 설치/진단 기술 경진대회 1등, 정비기술 실무역량 향상 경진대회
진동진단 기술경진 부문 우수상 등 기술과 관련된 상도 많지만 안전 관련 상장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의 안전보건활동 우수사례 선정과 무재해 운동 2배수 달성 기념 포상, 한전KPS의 2022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안전패키지 경진대회 대상 등이 게시되어 있었다. 특히 2023
CEO Safety Awards의 최우수 사업장 수상 상장에는 전 직원의 서명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는 게 무척 인상 깊었다. 안전이 곧 평택사업소 그 자체라는 확신과 믿음을 뜻하는 듯했다. 김경호 위원장은 요즘처럼 날이 덥거나 느슨해지기 쉬운 휴가철에는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기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발전기가 있는 안쪽은 여름철 온도가 더욱 올라가기 때문에 장시간 일하지 않고 틈틈이 휴식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또 현장 컨테이너나 사무실에 음료수나 식염이 떨어지지 않도록 잊지 않고 구비합니다.”
어느 때보다 무더운 올여름, 작업장의 직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적절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최우선이라는 당부를 전했다.
올해 상반기, 평택사업소는 오버홀 2건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한국서부발전 2복합 발전소의 가스터빈 로터 정비 기한이 도래해 이를 교체해 주는 작업이었는데 초기 3주 동안은 2교대로 작업을 할 만큼 정신이 없었다. 또 다른 프로젝트였던 신평택발전소의 정비는 분해하며 문제점들이 추가로 발견되어 부품을 교체하느라 당초
예정되었던 기한보다 늦게 마무리가 되었다. 찬 바람 불 때 시작했던 오버홀이 한여름이 다 되어서야 끝난 터라 직원들의 피로도도 컸다.
“소장인 저도 지치는데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럼에도 묵묵히 잘 수행해 줘서 너무 고맙고, 다 끝났으니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도록 장기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평택사업소에 찾아간 날은 직원들의 상당수가 여름휴가를 떠나 꿀 같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무실에 남은 이들은 때마침 맞이한 중복을 기념해 커다란 수박을 사다가 잘라 나눠 먹으며 잠시나마 여유를 즐겼다. 2024년도 어느덧 5부 능선을 훌쩍 넘겨 남은 날보다 지나간 날이 더 길어졌다. 평택사업소는
앞으로 복합발전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발전용 가스터빈의 정비 능력을 갖춘 인재를 많이 육성할 계획이다. 아직은 국내에 가스터빈을 정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게 사실이기에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인력 양성으로 여러 관련 분야에 걸쳐 있는 리스크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에 새로운 기술력을 더해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에 앞장설 평택사업소의 내일을 응원한다.
김 진 희 소장
지리적인 여건 덕에 선호하는 사업소가 아닌 안전, 고객신뢰, 사업성과 3박자를 갖추고 선도하는 사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다행히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고 힘든 프로젝트가 있더라도 서로 독려하며 ‘함께 힘내 보자’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고 있습니다. 업무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 지표관리를 잘하는 사업소로, 내부적으로는 꾸준한 소통을 통해 더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업소로 이끌겠습니다.
김 경 호 위원장
일단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안전 패키지 경진대회에 출품할 영상을 만들더라도 촬영, 연출, 편집할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업무 외적인 일인데도 누구 하나 귀찮다고 불평하거나 미루는 일 없었죠. 이런 작은 부분들이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것 같고, 풋살 동호회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직원끼리, 때로는 고객사와 함께 땀 흘리고 운동하며 친목을 도모하고는 하는데 이게 업무에 녹아 들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