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당진사업소
안대환 前기술공무팀장
사람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인정받을 때, 스스로를 긍정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긍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석 같은 가능성을 현실화시켜 무한한 성장을 이끈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잠재력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워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룬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그야 말로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그와 함께 국민 삶의 질도 향상되며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이어져 주택과 전력의 원활한 공급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1기 신도시 건설을 통해 주택 200만 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신도시 중심으로 열병합 발전소를 세워 전력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작전을 세우게 됐다. 이것이 마치 군사 작전의 암호명처럼 들리는 ‘92810 작전 계획’이다. 전력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1992년 8월 여름을 대비하여 1992년 8월 10일까지 전력설비의
건설과 준공을 끝내자는 특명이 전력회사와 종사자들에게 떨어진 것이다.
1989년 세워진 이 계획은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내야 하는 만큼 건설기간이 5년인 석탄발전이나 8년이 걸리는 원자력발전은 제외됐다. 3년 안에 건설이 가능하고, 신도시의 환경적인 측면에도 적합하며 지역 난방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는 가스터빈 복합발전소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 본격적인 착수 작업이
이뤄졌다. 문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발전소의 정비업무를 담당할 정비기술인이 많지 않다는데 있었다. 때문에 우리 회사는 정비기술인력의 양성을 최 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인재 영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필자가 입사한 1984년도만 해도 우리 회사와 한전의 업무 영역이 달랐는데, 한전에서 설계와 분석, 대책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 회사는 현장 정비 업무 위주로 수행했다. 때문에 공채로 입사했지만 마땅히 수행할 업무가 없었고 그나마 선배들을 따라 정비 보조를 돕는 일이 전부였다. 바쁜 현장에 당장 투입될
인력을 기대했던 몇몇 기성 직원들은 “왜 일도 할 줄 모르는 고학력 인력을 대거 채용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선배들이 “너희들이 채용되어 회사의 미래가 매우 밝다. 조금만 기다리면 고학력 인재들에게 필요한 업무가 주어질 것이니 열심히 배워라”라며 격려의 말을 해주셨던 것이
힘이 되었다.
그리고 불과 7년도 되지 않아서 고학력 공채 출신들이 필요로하는 업무가 대거 생기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가스터빈의 정비와 작업 절차는 물론 품질 요건을 중요시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정비 업무, 컴퓨터를 기반으로하는 IT업무까지 근무 현장의 환경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현장의 정비 인력만으로는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야 미래의 변화를 대비한 경영자의 큰 뜻에 대해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인재 양성을 위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교육이므로, 우선 해외 제작사 교육과 자체 연수원 설립 등을 추진하였다. 이후 서울 개포동 수도공고 자리에 설립한 연수원에서 첫 교육생을 모집해 교육을 시작하였는데, 급히 추진을 하다보니 합숙 관련 시설이 미비한 탓에 교육생의 의견을 대표해 비합숙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는 웃픈 헤프닝도 있었다.
단기간에 큰 변화를 시도하였기에 어려운 난관도 많았으며 본인의 기량을 펼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퇴사를 강행하는 동료들도 발생했다. 공고와 공대에서 공학을 공부하고 입사한 초기의 공개 채용 입사자들이 갖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이후 자신들이 가진 기량보다 더 많은 잠재력을 펼치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 회사가 수행하는 사업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전력산업 발전에 주축이 되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역이 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배우고 익히며 연구해서 자신의 잠재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할 우리 회사의 후배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깨우칠 수 있도록 늘 배움을 멀리하지 않길 바라며, 창창하게 빛날 모두의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