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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
우리의 또 다른 잠재력을
깨우다
베멧 축구동호회

글. 이경희   사진. 엄태헌

직장 내에서 활동하는 운동 동호회는 개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베멧 축구동호회 사람들에게 자신이 속한 동호회는 극진한 애정 혹은 열정의 대상이다. 열띤 승부욕이나 승패에 대한 집착이 아닌, 온전한 즐거움과 행복의 장소로 그라운드에서 뛰고 공을 찰 수 있는 덕분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에너지가 한가득한 그들을 만나 보았다.

매주 수요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

수요일 늦은 오후, 퇴근 시간이 임박하자 얼굴에 기분 좋은 설렘이 감도는 직원들이 보인다. 선물 보따리를 기다리는 아이 같은 표정을 한 사람들, 바로 퇴근 이후에 모여 풋살을 즐길 준비를 마친 베멧 축구동회 회원들이다.

“베멧 축구동호회는 2015년 3월에 생긴 동호회입니다. 회사가 나주로 내려온 게 2014년도 12월이었으니까 이곳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임이지요. 현재 27명이 회원이며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7시부터 9시까지 축구를 하는 게 정례화되어 있습니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허정행 회장(재난안전처 안전총괄실 주임)의 설명이다. 물론 매주 27명이 다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각자 맡은 업무가 있고 출장이나 야근이 잡혀 있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 것. 그래도 1~2주에 걸러 한 번씩은 돌아가면서 꼭 나온다니 회원 모두가 꽤 열성적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 셈이다.

곧 창단 10주년을 맞게 될 베멧 축구동호회는 초기 OB 멤버들이 은퇴를 하면서 현재는 새로 들어온 YB 멤버들로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동호회의 분위기도 초창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게 회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자체에서 지역 축구대회를 개최했어요. 공공기관들,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대회였고 승부를 가리는 게 굉장히 중요했지요. 저희 동회회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중단되면서 저희끼리 축구를 하는 형식으로 바뀌게 됐어요. 축구는 상당히 많은 인원과 큰 운동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은 규모로도 즐길 수 있는 풋살과 병행해서 경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허정행 회장보다 조금 빨리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구회성 회원(경원지원처 차장)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모두가 행복한
축구를 합니다

베멧 축구동호회의 가입 과정이 흥미롭다. 물론 축구를 좋아해서 직접 가입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영업에도 아주 열심인 것. 신입사원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하면 일단 만남을 시도하고 축구를 좋아하냐고 묻는다. 또는 동료들로부터 “어느 부서 누가 축구를 좋아한대”라고 소개를 받기도 한다. 아예 모르는 직원과도 얼굴을 맞댈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축구 얘기를 꺼내면서 가입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운동 동호회란 누구에게나 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주저하게 되는 면도 분명히 있다. 운동이라는 특성상 내 실력에 대한 불안감, 경기 중에 동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너무 큰 실력 차이 등등 꽤 여러 요소가 은근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행 회장에게 이 같은 우려를 이야기하자 골문을 정면으로 가로지르는 골처럼 전광석화와 같은 대답이 쏟아진다.

“저희 베멧 축구동호회는 여타 동호회와 굉장히 차별화된 점이 있습니다. 축구동호회이지만 축구 자체만큼이나 인간적인 교류, 친목, 편안한 분위기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에요. 운동이라는 게 사실 기술과 승부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마음 편히 올 수가 없거든요. 부상의 위험도 따르고요. 하지만 저희는 온전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그런 축구를 추구합니다. 신입이 부장님한테 기꺼이 태클을 걸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인 거죠. 하하.”

허정행 회장의 웃음에 구희성 회원이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베멧 축구동호회는 ‘축구’라는 운동이 갖는 장점과 ‘직장동호회’가 갖는 이점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팀이다.

일단 축구는 몸의 근육을 골고루 쓰면서 신체활동을 끌어올리고 팀워크를 통해 빠른 판단력과 집중력, 결정능력을 키우는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겸하고 뇌 운동에 체중감량까지 그야말로 일석다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 바로 축구인 것이다.

“여기에 직장동료와 함께 축구를 한다는 것은 매우 특별합니다. 몸을 부딪쳐가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동료애는 절로 쌓일 수밖에 없거든요. 일 특성상 늘 보는 사람만 보게 되고, 또 조직의 상하관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그라운드 위에 서면 모두가 나이, 직급 없이 동등해져요. 관계는 자연스럽게 편해지고 직장생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술, 담배, 인터넷 없이도 스트레스 해소가 되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어요.”

특히 구희성 차장은 축구를 시작하면서 중단했던 복싱까지 다시 시작했다면서 축구가 만들어준 긍정적인 원동력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삶의 기준점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수요일은 운동하는 날이니까 전날 술 약속은 가급적 피하고 이제는 주변에서도 알아서 수요일은 비워주시니까요.”

회원들에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에 허정행 회장과 구희성 차장이 넘치는 자부심을 보인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꺼내준 축구

늦은 7시가 되자 하나둘 모여든 회원들. 다 같이 모여 몸을 풀고 풋살을 시작한다.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모두의 얼굴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여기! 여기!” “슛!!!” “어어.. 다친다. 다쳐.” “조심해~”

이미 어둑해진 하늘에 밤공기는 차갑지만 실내 풋살 운동장은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누구 하나 공을 못 가지는 사람이 없고 골 역시 약속이나 한 듯 골고루 집어 넣는다. 총 10명의 인원이 작은 축구장을 누비면서 현란한 발재간과 함께 엄청난 스피드로 움직이니 그 긴박함과 스릴이 구경하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한다. 오늘 경기에는 동호회 초기 멤버로 활동하다가 휴지기를 가진 뒤 최근에 다시 축구를 시작한 김동환 회원(정보시스템부 차장)도 끼어있었다.

“저는 2018년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베멧에 가입했습니다. 초기에는 풋살보다는 축구를 좀 제대로 하는 분위기였어요. 타기관과의 경기도 자주 열리다 보니 승부욕도 올라가고 체력도 많이 필요했지요. 그에 따른 부상의 위험도 감수해야 했고요. 그러다 보니 부담을 좀 갖게 되고 업무양도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휴지기를 가지게 됐어요. 그런데 최근에 베멧을 보니까 회사 내 사람들과 좀 더 돈독하게 지내는 그런 관계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때나 지금이나 장단점은 다 있지만 확실히 더 친밀하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에요.”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공을 눈으로 따라가기도 바쁜 상황에서 골이 터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와!!!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는 베멧 회원들. 그 우렁찬 소리가 ‘어울림의 기쁨’에 대한 환호성처럼 들린 건 분명 착각이 아닐 것이다.

“축구만큼 정신건강, 신체 건강에 좋은 운동은 없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 메신저, 이메일로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뜨거운 당부를 잊지 않고 회장을 중심으로 모두가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회원들. 일상의 모든 것을 잊고 온전히 공에 집중하러 가는 이들의 뒷모습이 마치 아이처럼 천진하고 밝아보인다.

두 팔 벌려 가입을 환영합니다!!

재난안전처 안전총괄실 허정행 회장

베멧 축구동호회에서 회원들이 보다 편안하게 축구(풋살)을 즐길 수 있도록 유니폼 디자인, 포스터 제작, 신규회원 스카우트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회장 허정행입니다. 저희 동호회의 최대강점은 ‘편안한 동호회’라는 것입니다. 직장 상사가 아닌 진짜 친구와 축구하는 느낌으로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해외발전사업처 정재현 총무

예산관리, 축구장 예약 및 결제를 담당하는 총무 정재현입니다. 축구를 못한다고, 체력에 자신이 없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한번 나와서 분위기를 느껴보신다면 정말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거친 플레이는 지양하고 서로 서로를 배려하며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즐거운 스포츠 현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