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향아 사진. 이성원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특별한 외출에 나선 세 사람의 마음은 꽃향기를 머금은 봄바람처럼 살랑인다. 그 특별한 설렘을 담아 부드러운 휘낭시에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정성을 담아 재료를 반죽하고, 마음을 담아 달콤함을 불어넣으며 보낸 특별한 시간, 함께 마주 앉아 서로의 일상과 생각을 나누는 즐거움은 덤이다.
결혼 5개월 차, 신혼의 달콤함에 빠져 있는 이재홍 주임은 올해 태어날 ‘딱콩이’를 기다리는 예비 아빠다. 겉으로 보기엔 차분해 보이지만 축구, 농구, 테니스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김민철 직원은 체대 출신. 지난해 1월, 일산사업소로 발령받은 두 사람은 사내 축구동호회 회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운동 신경이 타고난 김민철 직원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이재홍 주임은 ‘되도록 덜 움직이고 싶어서’ 골키퍼를 택했다.
‘일산사업소의 비타민’ 이현주 주임은 올해 2월에 팀에 합류한 막내다. 불과 2개월 만에 ‘팀의 비타민’이 된 비결에 대해, 이현주 주임은 “편안하고 유쾌한 우리 사업소의
분위기 덕분”이라고 했고, 다른 두 직원은 “이현주 주임의 밝은 에너지 덕분”이라고 했다.
“우리 사업소 직원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함께 즐기고 있는데, 저는 축구장 옆에서 테니스를 배우고 있어요. 다들 점심을 후다닥 먹고 운동장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신나고 즐거워요.”
나이도, 성별도 다른 세 사람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꽤 닮은 구석이 많다. 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점심시간을 쪼개 운동을 즐기고, 티타임 때 달콤한 디저트는 필수다.
김민철 직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 20대인 이현주 주임이 억울할 수는 있지만, 90년대에 태어난 ‘또래’”이기도 하다.
“퇴근 후 맛있는 음식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하는데, 어린 시절에 즐겨봤던 만화나 학창 시절에 유행했던 간식 등 은근히 공통점이 많다니까요. 무엇보다 같은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서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힘이 됩니다. ‘한전KPS 일산사업소’가 연결해준 소중한 인연이랍니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로 가득한 ‘달콤한 손 베이킹 스튜디오’. 오늘 세 사람이 휘낭시에를 만들 공간이다. 기분 좋은 향기에 마음이 설레는 것도 잠시, 테이블 위에 놓인
다채로운 베이킹 도구들을 보니 덜컥 걱정이 앞선다. “결혼 후 요리는 내 담당”이라는 이재홍 주임은 주 종목이 한식이라서 처음 도전해 보는 베이킹을 잘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다.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 닭볶음탕인데요. 어떤 요리든지 소중한 사람을 위해 정성껏 만들면 다 맛있지 않겠어요? 오늘은 아내를 생각하며, 진한 사랑을 듬뿍 담아서 만들어
보겠습니다.”
반면 베이킹은커녕 요리는 무조건 ‘밀키트’를 사용한다는 이현주 주임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제가 디저트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동안 열심히 맛집을 찾아다니며 무수히 많은 디저트를 먹어본 만큼, 그 맛을 어느 정도 흉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는 것, 그리고 그 도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한전KPS에 근무하며 배운 진리입니다. (웃음)”
베이킹의 기본은 정확한 계량. 눈대중, 손대중으로 만들어도 그럴싸한 맛을 낼 수 있는 다른 요리와는 달리, 모든 재료를 정확하게 계량해서 사용해야 한다.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재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우리가 아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만들어진다.
“우리 일이랑 참 비슷하네요. 기계팀인 김민철 직원이 전기를 사용해야 할 때는 전기팀인 제가 전원을 연결해주고, 제가 업무에 필요한 툴이 있으면 김민철 직원에게 제작을
부탁하거든요. 안전팀인 이현주 주임은 이 모든 일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요. 그렇게 우리는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답니다. 잘 섞인 반죽처럼요. (웃음)”
쿠킹 틀에 함께 반죽을 부은 후 예열된 오븐에 넣자,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인다. 반죽의 색이 짙어지면서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마냥 대견하고
신기한 세 사람. 휘낭시에가 잘 구워질 때까지, 기다림마저도 즐겁다.
‘땡’ 소리와 함께 노릇노릇 알맞게 구워진 휘낭시에 완성! 이제는 저마다의 개성과 취향을 살려 휘낭시에를 예쁘게 장식할 차례다. 하나하나 휘낭시에가 완성될 때마다 “이건
우리 직원들 주면 너무 좋아하겠다”며 흐뭇하게 웃는 이현주 주임. 그녀 역시 외근에서 돌아온 팀원의 손에 들린 간식만큼 반가운 것이 없다고 한다.
“오늘 베이킹 체험하러 간다고 했더니, 다들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더라고요. 베이킹은 처음 해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고 예쁜 휘낭시에가 완성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팀원들과 함께 달콤한 티타임을 가져보려고요.”
‘자신만의 작품 세계가 돋보이는’ 이재홍 주임의 휘낭시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딱콩이 몫, 무화과가 듬뿍 들어간 김민철 직원의 휘낭시에는 과일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한
선물이다.
“오늘 사무실을 벗어나 색다른 공간에서 동료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우리 세 사람 모두 일산사업소에 온 지 1년이 채 안 되었는데요. 좋은
선배님과 동료들 덕분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올해는 적응을 마치고,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일산사업소’의 일원으로 주어진 몫을 잘 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부지게 얘기하는 김민철 직원의 목표는 이재홍 주임과 이현주 주임의 목표이기도 하다.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 2023년의 마지막 길목에서, 한층 더 성장해 있을 세
사람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