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정비 노하우가 한자리에 모였다. 제36회 한전KPS 기술경진대회는 사업소의 우수 정비사례에 전문직의 깊이 있는 기술 성과까지 더하며 한층 넓어진 기술 교류의 장을 펼쳤다. 서로의 기술을 나누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한전KPS 정비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했다.
글. 이경희
지난 9월 8일, 본사 빛가람홀에서 제36회 한전KPS 기술경진대회가 개최됐다. 발표·평가 주관 20명 및 참관자 80명 등 1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기술경험과 정비 Know-How를 공유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함으로써 사업소 간 기술력을
상향평준화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으며 여기에 기술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비품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까지 목표로 했다.
이번 대회를 담당한 최철현 차장(종합기술원 기술전략실 기술운영부)은 대회의 취지에 대해 “현장에서 정비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직원들마다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다. 보고서로 전파할 수도 있지만 한자리에 모여 직접 발표하고 소통하면 서로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공유된 경험이
다시 다른 사업소의 기술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 사업소의 정비기술력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대회는 외연도 한층 넓어졌다. 기존 사업소 중심의 정비 우수사례 경진에서 처음으로 사업소 기술경진대회와 전문직 기술경진대회라는 투트랙으로 확대한 것이다. 연구원과 전문기술 지원·자문을 담당하는 전문직 직원들이 축적해 온 심도 있는 기술과 노하우에도 발표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최
차장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올해 처음 시도한 전문직 부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사업소와 전문직 부문을 합쳐 접수된 사례는 약 99건. 1·2차 서면평가를 거쳐 지난 9월 8일 열린 최종 경진에서는 기계 분야 3건, 전기 분야 3건, 전문직 분야 3건 등 총 9건이 발표 무대에 올랐다. 심사는 혁신성, 적용 가능성, 가치 및 경제성, 발표 능력
등 네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단순히 새롭고 눈에 띄는 기술인가를 넘어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기술력 강화와 효율성·수익성 개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36년의 역사를 이어온 기술경진대회지만 올해 발표에서는 이전과 다른 변화가 뚜렷했다. 전통적인 정비 우수사례에 머물지 않고 AI와 드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최철현 차장 역시 올해 대회를 지켜보며 가장 인상적인 변화로 이를 꼽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수한 정비사례 자체를 소개하는 발표가 많았다면 올해는 AI나 신기술, 지능화된 정비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확실히 많아졌다. AI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드론과 AI를 접목해 정비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사례도 많았다.”
사업소 기술경진대회 1등인 충남전북전력지사 청양지점 송재완 대리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사람이 철탑에 올라 전선과 수목의 이격거리를 확인하던 방식의 위험과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측정 방식을 고도화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한 곳을 측정하는 데 약 3시간이 걸렸지만 새 방식은
약 10분이면 가능하다.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재확인을 위해 사람이 다시 철탑에 올라갈 필요도 없어졌다.
올해 처음 마련된 전문직 분야에서는 종합기술원 전략기술개발센터 혁신공정개발팀 강민규 선임연구원이 1등을 차지했다. 원자력발전소 이종금속 용접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을 보수하기 위한 원격 장비를 개발한 사례다. 고방사선 구역에서 작업자의 피폭을 줄이고, 기존에는 특정 관통관에 한정됐던 장비를 여러
BMI 관통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높였다. 현장과 유사한 조건에서 단계적인 검증까지 거쳐 긴급 상황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기술경진대회의 진짜 성과는 수상작을 가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경험을 조직의 기술로 만들고, 한 사업소에서 시작된 개선을 다른 현장으로 확산시키는 데 있다. 2회째 대회를 주관해온 최철현 차장은 직원들에게 경진대회에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내가 가진 기술을 잘 가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은 개인의 자기개발에도 도움이 돼요.” 기술을 나눌수록 현장은 강해지고, 현장의 작은 개선이 모일수록 회사의 정비 경쟁력은 높아진다. 제36회 기술경진대회가 확인한 것은 결국 ‘함께 나누는 기술이 더 큰 기술이 된다’는 힘이었다.
현장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더 나은 정비기술을 만듭니다.
Mini Interview
사업소 경진대회 대상
대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더 기뻤습니다. 평소에도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기술도 그런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전선과 수목의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이 철탑에 올라가야 했고, 드론 3D 모델링 방식도 한 곳을 측정하는 데 약 3시간이 필요했어요. 새로 개발한 방법은 약 10분이면 측정할 수 있고 정확도도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청양지점에서 실제로 사용해보니 효과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현장에서 정비 데이터를 바로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발전시켜 고객에게 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송재완 대리
충남전북전력지사 청양지점
전문직 경진대회 대상
Alloy600 관련 문제는 회사에서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선배들도 관련 과제를 수행해왔습니다. 그 성과를 이어받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습니다. 새 장비는 고방사선 구역에서 작업자의 피폭을 줄이면서 여러 BMI 관통관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실제 현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장애물까지 설치해 시험했고, 설계 검토부터 중간검사, 공장 입회검사, 최종검수까지 단계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올해 처음 생긴 전문직 부문에 참여하면서 연구 성과를 여러 사람 앞에서 설명하고 공유하는 소중한 경험도 얻었습니다. 앞으로 용접부 비파괴 장비 연구 등 후속 기술과 접목해 장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강민규 선임연구원
종합기술원 전략기술개발센터
혁신공정개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