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본사 신입사원과 저연차 직원 19명이 전남광주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본부와 한빛3사업처를 찾았다. 발전소 현장을 견학한 후, 사업처 현장 선배와 직접 교류하는 특별한 시간도 이뤄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입사원이 직접 지원하고, 현장 근무 경험이 없는 직원을 우선 선발해 의미를 더했다. 신입사원들이 처음 마주한 원자력발전소 현장과 그곳에서 보고, 묻고, 들으며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정비의 세계. 2026 큽며들다 신입사원 온보딩 현장을 따라가본다.
글. 곽한나 사진. 엄태헌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원자력발전소 설비를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버스에 오른 신입사원들이 한빛원자력본부(이하 한빛본부)로 향했다. 총 6기 원자로가 있는 한빛본부는 부지면적만 138만 평에 이르며, 한울원자력본부와 함께 국내 주요 원자력발전본부로 꼽힌다.
사전 방문 등록을 마친 사원들은 정문 안내실에서 신분증 확인 후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출입 절차와 보안검색을 차례로 거치자 발전소 현장에 들어선다는 긴장감이 더해졌다. 원자력에너지 홍보체험공간인 '한빛에너지팜'에 도착하자 박주현 한국수력원자력 홍보기술처장이 신입사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지난해 한빛본부가 생산한 발전량은 4,500GWh로, 전남광주 지역 연간 전력소비량 4,200GWh와 비교하면 약 105%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박 홍보처장은 한빛본부의 주요 현안인 ‘한빛 1, 2호기 계속운전’과 ‘사용 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계속운전이란,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된 발전소를 안전 기준에 따른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계속 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되면 폐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계속운전 사례가 늘어나면서, 세계적으로도 운전 기간을 연장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저희 한빛 1, 2호기도 안전성 평가를 제출하고 현재 심사 진행 중입니다.”
2030년에 포화가 예상되는 습식저장시설에 대비한 한빛본부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로드맵이 화면에 나타나자 신입사원들의 집중도가 한층 높아졌다.
한 신입사원은 “기존 습식저장시설만 생각했는데 건식저장시설에 관해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며 “현재 공청회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데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기본계획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추진 과정의 전반적인 흐름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빛에너지팜을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한빛 6호기 발전소 현장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터빈전망실’에서 1,000MW를 생산하는 거대 규모의 설비를 체감한 신입사원들.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전기로 바뀌는 발전의 현장을 한눈에 바라보았다. “1,000MW는 4인 가족 기준 33만 가구가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설명이 더해졌다.
다음으로 원전의 ‘두뇌’라고 불리는 주제어실에 들어섰다. 365일 24시간 발전소 설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원자력조종사, 터빈조종사, 안전차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운전원이 조를 이뤄 상시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제어실 한편에 ‘절대 서두르지 말고 완벽하게’라는 문구가
이곳의 원칙을 말해주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원전연료저장실을 견학했다. 사용 후 연료가 붕산수로 채워진 수조에 습식 저장되고 있었다. 냉각과 더불어 수명 기간 동안 예상되는 방사선 노출이나 부식,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원자력발전소는 규모와 보안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발전설비 운전뿐 아니라 연료 저장, 정비에 이르기까지 매우 촘촘한 관리 체계 위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발전소 견학을 마친 신입사원이 소감을 전했다.
발전의 현장을 마주하고, 안전의 무게를 마음에 새기다
발전소를 나와 한빛3사업처에 도착하자 시원한 차와 간식을 곁들인 현장 선배와의 직무 멘토링 시간이 이어졌다. 전기, 기계, 사무로 분야별 조를 나눠 앉은 신입사원들과 멘토 사이의 어색함도 잠시,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사업처 출퇴근과 점심식사부터 야근, 유연근무제에 이르기까지 실제 근무 환경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자격증 취득의 필요성과 사업처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계획예방정비(OH)에 관한 세부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여성으로서 현장직에 지원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질문도 오가며 평소 궁금했던
사업처 현장 이야기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사업처로 온 남주하 멘토(한빛3사업처 터빈부)는 본사와 현장 업무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전하며 신입사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업처 근무 환경이 본사에 비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회사는 현장 업무가 주이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 사업처에 오게 되었습니다. 실제 현장이 힘들 때도 있지만,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박건영 멘토(한빛3사업처 터빈부) 역시 현장의 업무 강도와 전문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OH 기간에는 야근과 더불어 긴장의 연속이지만, 그만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직무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현장 선배들은 뚜렷한 기술적 전문성과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장 근무만 30년 이상 이어온 이일봉 멘토(한빛3사업처 원자로부)는 “우리 회사의 가장 좋은 장점 중 하나는 ‘교육’에 관한 것”이라며 기본과정부터 실무, 전문과정에 이르는 인재개발원의 체계적인 교육과 내부 인터넷 교육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이일봉 멘토는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도
토로했다. 현장에서 긴급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본사 담당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고, 피드백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이일봉 멘토는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고 본사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업처 현장에 와보니 많은 선배님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땀 흘려 사업처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사 업무가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다면 사업처 현장에서는 한 분 한 분의 업무 영역과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신입사원들의 현장을 바라보는 마음이었다. 그동안 사업처 현장을 막연히 험하고 어려운 곳이라고만 생각했다면, 현장 선배들의 업무와 고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사업처에서 연락이 오면 예전보다 조금 더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장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기회가 된다면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현장을 향한 한 걸음이 서로를 이해하는 한 걸음이 된 시간. 오늘의 경험이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원활한 협업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Mini Interview
6개월 공부한 것들 현장에 와 보니 한 번에 이해돼
터빈과 연료 저장 수조 등 원자력발전소 설비를 직접 눈으로 보니, 6개월 동안 원자력발전 이론과 원리를 감으로 공부했던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본사에서 일하면서 계속 행정 업무만 하게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현장 선배들이 성별이나 직군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 기술을 키우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어요. 저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현장을 더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송미경
해외원전사업처 사업운영실 직원
사업소 현장 고충을 듣고 마음이 열렸습니다
한빛3사업처는 광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사업장이라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출퇴근 같은 실질적인 부분부터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급여부 업무와 관련된 궁금증까지 자세히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업처 현장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업처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고, 한 분이 여러 가지 업무를 두루 맡으며 많은 업무량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사업처에서 연락이 왔을 때, 업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넓은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공인성
상생협력처 급여부 직원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진정으로 알게 된 하루
원자력발전소는 출입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이번 기회에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막상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깨끗하고 견고한 발전설비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정직으로 입사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발전설비 현장과는 다소 떨어진 업무를 하다가 이렇게 현장 사업처에 직접 와서 소통해보니 한전KPS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진정으로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원자력발전소뿐 아니라 화력발전소와도 이렇게 직접 교류하고 소통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임주연
감사실 감사전략실 주임
처음 일을 배울 때 자신을 믿고 열정 쏟아붓길
제가 신입사원 때는 궁금한 점이 있어도 어렵게 느껴져 묻기를 주저하거나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 신입사원들과 만나보니, 부드러우면서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더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듭니다. 처음 일을 배울 때는 무엇보다 본인 의지와 열정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믿고 가진 열정을 일에 쏟아보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업처는 규모도 크지만 선후배 구성이 좋고, 밀고 당겨주는 끈끈함이 있습니다. 큰 경험을 쌓고 전문적인 기술을 키워보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김병주
한빛3사업처 전기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