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성공은 없고,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시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통찰입니다.
세계사에서 그 대표적 사례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명저 「총, 균, 쇠」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5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은 정치·경제·과학 등 사회 전반에서 유럽에 앞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우월함에 취해
더 이상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유럽은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물결을 적극 받아들여 전세를 역전시켰고, 결국 20세기 세계사의 주도권은 유럽으로 넘어갔습니다.
필름의 성공에 갇혀 디지털 전환을 외면한 코닥과 스마트폰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노키아의 몰락도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 새로운 미래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현재 압도적인 기술과 지위를 가졌더라도, 만족하고 혁신을 멈추는 순간 도태된다는 냉혹한 진리를 보여줍니다.
우리 한전KPS의 지난 발자취 역시 자랑스러운 궤적을 그려왔습니다. 오랜 기간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안정적이고 탄탄한 성장을 이어왔습니다. 우리의 기술이 곧 대한민국의 표준이었고, 우리의 성과가 곧 공공의 자부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과거의 영광이라는 따뜻한 온실에 기대어 다가오는 거대한 폭풍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 민간 기업들의 기술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여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턱밑까지 좁혔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철옹성 안쪽이 아닌, 계급장 없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중세 중국처럼,
영원할 것만 같던 1등 기업 코닥과 노키아처럼,
우리만의 정체된 성안에 머무르다 보면 다가오는 거대한 시대의 파도를 결코 넘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디지털 및 AI 혁신기술’의 전면적인 도입이라는 과제가 부여됐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 AI를 활용한 획기적인 업무 효율화와 새로운 공공 가치 창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기술 혁신의 속도를 뒤늦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 전반에 걸친 뼈를 깎는 혁신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수십 년간 굳어진 관행과
부서 이기주의는 과감하게 타파해야 합니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협업하는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공공기관 특유의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AI 기술과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현장에 적용해 뿌리내려야 할 때입니다.
디지털과 AI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한 조직 개선과 투자, 교육을 최우선으로 추진합시다. 모든 임직원이 혁신의 주체로 낡은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환경을 만듭시다. 여러분이 현장에서 흘리는 구슬땀이 AI의 힘을 빌려 우리 회사의 미래를 바꾸는 거대한 혁신의
자양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자랑스러운 6,600여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간 정체된 제국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한계를 넘고 뼈아픈 혁신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이끄는 초일류 공공기관으로 비상할 것인가.
우리의 핏속에는 이미 어떠한 위기에도 버티고 극복해온 DNA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제 과거의 영광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디지털’과 ‘AI’라는 시대의 새로운 날개를 달아 더 넓은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거친 풍랑과 온갖 장애가 몰려올지언정 다시 한 번 다가올 우리 회사의 르네상스를 개척하고 그 성공의 열매를 나누는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끝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특별히 한 치의 어긋남 없는 규정 및 절차 준수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의 르네상스를 개척하고
그 성공의 열매를 나누는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미래를
상상해봅니다.
2026년 7월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