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사진. 엄태헌
2026년 새해, 한전KPS가 글로벌 원전 정비 주역으로 우뚝 서기 위한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딘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압력관 교체 사업을 위한 한전KPS 루마니아 사업소가 공식 개소하는 것. 창사 이래 단일 호기 공사 기준으로 최대 사업 규모 (4,850억 원)를 자랑하는 이번 사업은 해외 확장을 넘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활약할 K-원전 정비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는 루마니아 전체 전력 생산의 약 10%를 담당하는 핵심 설비다. 우리나라 월성 원전과 쌍둥이처럼 닮은 중수로형(CANDU-6) 노형으로 30년을 추가 계속운전을 위해 반드시 압력관을 교체해야 한다. 현재 루마니아는 수명 만료를 앞두고,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압력관 교체 및 설비개선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전KPS는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수명이 만료되는 2027년 10월 이후, 약 32개월간 진행될 대규모 압력관 교체 공사의 핵심 파트너로 선정됐다.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2060년까지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럽 최초 수명이 연장된 중수로 원전이 된다. 루마니아 원전 압력관 교체 사업에 한전KPS가 참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 공사를 세계 최단기간인 27개월 만에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당시 원천 설계사였던 캐나다 캔두에너지(CANDU Energy)가 한전KPS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지켜보면서 이번 루마니아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우리를 택한 것입니다.”
장진용 해외원전사업처장은 월성의 기적이 있었기에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사업 수주도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중수로 원전은 압력관 교체 작업을 통해 다시 30년을 운전할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로서는 국가 에너지 사업의 미래를 여는 결정이고, 우리 회사에는 글로벌 원전 정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수주한 공사 금액만 4,850억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은 한전KPS 창사 이래 단일 호기 기준 최대 규모의 체결이다. 원자로 핵심인 압력관 교체 공사와 함께 1, 2차측 배관, 밸브, 열교환기, 펌프, 디젤 엔진 등 노후 시설을 교체하는 설비 공사로 구성된다.
“압력관 교체는 물론, 비상 디젤발전기 및 초대형 열교환기 같은 수백톤급 대형 기기 교체를 포함해 총 129개 항목의 설비 개선을 진행하는 대규모 원전 리모델링을 우리 회사가 주도하게 됩니다. 한전KPS가 원전 정비를 넘어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거듭났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된 셈입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사업은 사전 준비부터 준공까지 약 5년여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루마니아를 포함한 한국, 캐나다, 이탈리아 3개국이 협력한다. 사업 시작 전부터 국경과 시차, 서로 다른 문화의 벽을 넘는 치열한 사투가 이어져 왔다. 특히 2024년 10월, 캐나다에서 열린 EPC 통합제안서 개발을 위한 2주간의 마라톤 회의는 사업을 준비한 구성원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3개국 파트너사에서 모인 80여 명의 관리자와 실무자들은 ‘누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책임질 것인가’를 두고 날 선 논의를 펼쳤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한 회의가 끝나면, 각자 맡은 파트를 가지고 밤새 제안서를 보완해 다음 날 회의 테이블에 올려야 했죠.”
처음 협력 의뢰를 받은 2022년부터 사업개발 회의에 참여한 정우찬 차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글로벌 EPC 사업은 기술만큼이나 명확한 역할 정의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임을 몸소 깨달았다고 전한다.
한전KPS의 유럽 첫 단독 사업소인 루마니아 사업소는 협력사 및 현지 인력과의 협업을 위한 거점 역할을 맡는다. 시공뿐 아니라 공정관리, 품질, 안전관리, 규제기관 대응, 자재 검수 등 전방위에 걸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압력관 교체와 설비개선 사업은 철저한 계획과 검토를 통해 준비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인 데다 국내가 아닌 해외 사업이기에 해당 국가 규제기관과 발주처, 관련 기업들과 긴밀한 소통도 필수다.
장진용 해외원전사업처장은 “해외 사업은 변수가 많기에 100%의 준비로는 부족하고, 사소한 매뉴얼 하나까지 200% 완벽을 기해야 성공할 수 있다”라며 철저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사업 준비부터 현장 실행까지 실무를 총괄하는 김규락 부장은 “현지 법규부터 행정 절차까지, 우리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공사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노진택 부장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UAE 바라카 원전 시운전 사업 경험을 밑거름 삼아 더욱 매끄럽고 노련한 운영을 다짐하고 있다.
올해 루마니아 사업소 개소를 앞두고 현지 파견 직원을 공모하며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 중이다. 유럽 원전 시장의 문을 여는 첫 단독 사업소인 만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은 개인과 조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규락 부장은 해외 사업을 꿈꾸고 한전KPS에 입사한 구성원이라면 이번 기회에 꼭 도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해외 규제와 문화 속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협업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안전 기준을 체득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요. 해외 현장에서 검증된 노하우를 다시 국내 발전소에 환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사업은 한전KPS가 축적해 온 원전 정비 기술과 해외 수행 역량이 하나로 집약된 프로젝트다.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통해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해외 원전 사업을 확대해 나갈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K-원전 정비 기술을 통해 루마니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현지 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글로벌 Grand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도 실현 가능하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전KPS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동료들의 헌신과 노고를 잊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의 시작이 훗날 한전KPS 100년 역사를 이끈 반짝이는 기록으로 남기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다.
장진용 처장
해외원전사업처
2026년 루마니아 사업소 개소는 한전KPS가 유럽 시장의 조연이 아닌 주역으로 우뚝 서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창사 이래 단일 호기 최대 규모의 공사이자, 유럽 내 첫 단독 사업소 운영이라는 점은 우리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하수는 제힘으로 일하고, 중수는 남의 힘을 빌리며, 고수는 옆 사람의 지혜를 빌릴 줄 안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우리 구성원들이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진정한 ‘고수’로 거듭날 기회입니다. 계약 체결까지 3년 전부터 시작된 준비 과정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26년 루마니아에서 다시 시작될 여정은 한전KPS가 ‘100년 기업’으로 향하는 가장 견고한 교두보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해외원전사업처는 2030년 사업이 마무리되는 그날까지 구성원의 성장과 조직의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