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곽한나 사진. 조병우
어둑했던 시골 마을에 태양광 가로등이 켜지고, 침침한 눈으로 작은 TV를 보던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큼지막한 TV가 생겼다. 전국 24개 지역아동센터에 스마트홈이 구축되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10명이 멘토가 되어 아이들 앞에 섰다. 2025년 한전KPS 나눔과 돌봄 활동은 누군가의 오늘을 변화시켜 내일을 밝히는 여정이었다.
“마을에 가로등 설치되고 나서부터 저녁 연속극 끝나면 마을 주민분들이 다 나와서 동네 한 바퀴 돌며 운동해요. 그게 제일 좋고요. 그다음은 다른 마을에서 와서 부러워할 때죠. 다들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해요.”
안심마을 조성 사업 이후 좋아진 점을 묻자, 전남 나주시 봉황면 선동마을 부녀회장 양순자 씨가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1km를 걸어 들어가야 하는 선동마을은 해가 지면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을 입구 보안등을 통해 투사된 ‘빛나는 선동마을’이란 문구처럼 밤이 되면 환하게 빛나는 마을이 됐기 때문이다.
한전KPS 안심마을 조성 사업으로 5천만 원이 지원된 선동마을에는 태양광 LED 가로등 9개가 설치됐고, 세대마다 소화기 40대가 보급됐다. 안전이 취약했던 2세대에는 방범창이 새로 생겼고, 형편이 어려운 7세대에는 50만 원씩 생활지원금도 전해졌다.
선동마을 이장 김익모 씨는 “소방차가 있어도 길이 좁아 못 들어가는 집들은 불이 나면 속수무책이었는데 이번 소화기 지원으로 든든해졌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전KPS는 안심마을 조성 사업과 함께 봉황면 7개 경로당에 냉장고와 에어컨, TV, 냉난방기 등 고효율 생활가전을 교체하는 지원도 병행했다.
“요렇게 큰 놈을 놔줘서 참말로 집에서 TV 안 보고 회관에 다 모인당게!”
“옛날에는 TV가 쬐깐해 가지고 잘 안보였제.”
대형 TV가 새로 설치된 지동마을회관 어르신들은 새로 생긴 TV 자랑에 침이 마른다.
“마을 주민분들이 대부분 연세가 많아 눈이 안 좋은데, 영화관처럼 큰 TV가 생겨서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릅니다. 정말 필요한 것을 해주니 현금 지원보다 더 좋지요.”
봉황면 지동마을 이장 홍기환 씨는 한전KPS에 연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양기 봉황면장은 이번 지원이 마을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봉황면은 나주시 20개 읍면동 중에서 면적이 두 번째로 넓은 지역입니다. 마을 수가 많다 보니 기반 시설이나 지원 혜택이 적고 골고루 가기가 어려웠어요. 한전KPS와 같은 공기업과 매칭된 덕분에 여러 마을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게 되어 면장으로서도 뿌듯함을 느낍니다.”
한전KPS와 협력해 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수행한 사회복지협의회 홍나영 주임은 “올해 나주시 봉황면을 포함해 전남, 전북, 광주, 경북 등 4개 권역, 5개 마을 생활 환경이 안전하게 개선됐다”라며 “태양광 가로등 설치 등 친환경 설비를 지원해 안전 확보와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 점도 뜻깊다”라고 전했다.
한전KPS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2009년부터 17년째 함께해 온 KPS-희망터전 만들기 사업은 올해 전국 24개 아동복지시설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학습환경 개선을 목표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홈 구축’이라는 AI 기반 안전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스마트 콘센트와 중앙 허브가 설치된 아동복지시설은 휴대전화를 통해 각종 전기 사용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홈 구축과 더불어 고효율 냉난방기 설치와 LED 조명 교체, 전자칠판과 노트북 등 스마트 학습기기 지원도 이어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백병조 팀장은 “아동복지는 사업 예산 배분에서 늘 후순위로 밀리기 쉬운데 한전KPS가 오랜 기간 사회공헌 파트너로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태 주고 있다”라며 “기업의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이 기금과 활동은 현장에서 일하는 한전KPS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땀과 결실인 만큼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KPS-희망청춘 사업은 올해 전라남도 10개 시군에 거주하는 10명의 대학생 청년이 선발됐다. 청년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과 놀이 멘토로 활동하며 1인당 최대 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어릴 적 자신이 다녔던 지역아동센터에 멘토로 배치된 한 청년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공간에서 선배이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 무척 벅찼다고 하더라고요. 장학금으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 전달할 만큼 각별한 인연이 됐습니다.”
백병조 팀장은 KPS-희망청춘 사업은 단순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넘어 자립준비청년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기효능감은 내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 믿는 마음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라는 감각을 얻고,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자신감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역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과 아동·청소년 복지환경 개선,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 등 오랜 기간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 온 한전KPS가 지난 11월 보건복지부장관상과 광주·전남경찰청장 감사패를 받은 데 이어, 12월 초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업기부 프로그램 ‘나눔명문기업’에서 Gold 등급 인증을 받았다. 전남 지역 공공기관 가운데 최초다.
나눔명문기업은 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 실적뿐 아니라 기부의 지속성, 사회적 책임 이행, 파트너십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Gold 등급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나눔 활동을 이어온 기업에 주어진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한전KPS는 단순 기부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 온 사례”라며 “Gold 등급 승급은 이러한 노력이 축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증은 한전KPS의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 단위 지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CSV) 단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사업 기획과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온 점이 평가의 핵심으로 꼽힌다.
김홍연 사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공기업으로서 공적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나눔과 실천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사회적 책임 경영을 이행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