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국가 전력의 심장, 원자력 발전소. 그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 있다. 경북 경주의 월성제3발전소 월성3사업소이다.
경상정비, 계획예방정비를 전담하며 18개월마다 반복되는 핵심 작업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이곳은 최신 설비, 노련한 기술자, 탄탄한 협업 구조를 바탕으로 정비의 기준을 다시 만들고 있다.
“정비는 곧 생명”이라는 각오로 오늘도 원전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그들을 만나 보았다.
경북 경주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 단지, 그중에서도 월성3사업소는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국가 전력 안전을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성3사업소는 한전KPS가 대표사로 있는 공동 시공 사업장으로, 신월성1호기, 신월성2호기를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소속 직원 108명과 협력사 인력 약 20여 명까지, 총 128명이 원자로 정비 등 기전공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 사업소의 존재는 단순히 규모로 설명되지 않는다. 월성3사업소는 ‘경상정비’와 ‘계획예방정비’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원전 설비의 안정적인 가동을 뒷받침한다. 신월성 1호기와 2호기를 정기적으로 멈춰 점검하는 이른바 ‘18개월 주기 정비’가 그 대표적 예다. 이는 연료 교체부터 정밀 분해 점검, 정비, 조립까지 이어지는 고도의 기술력과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김대근 소장은 이에 대해 “1차 원자로 계통과 2차 터빈 계통, 취수구 관련 업무를 제외한 전체 예방 정비를 담당한다”며 “단순한 정비가 아니라 원자력 안전성과 운전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총체적 기술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수 노조위원장 또한 “자동차 정비로 따지면 정비소에 한 번 들어가는 게 18개월 단위 계획예방정비다. 기계를 멈추고 분해하고 정비하고 다시 조립하는 것, 그게 우리의 본업인 셈”이라고 부연 설명을 한다.
원자로의 특성상 RCP, 원자로 헤드 상부구조물 분해 및 조립, 연료설비, 터빈, 주발전기, 공기압축기 점검, RCP 전동기, 고압전동기, 전동발전기 등 모든 설비의 정비 업무에 있어서 한치의 틈이나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되기에 이들의 업무강도는 결코 만만치 않다.
기술력으로 똘똘 뭉친 구성원들이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월성3사업소의 진가는 위기 속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 연료 취급기 트러블이 대표적이다.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연료를 다루는 핵심 장비인 연료 취급 기중기의 서브 모터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던 것. 자칫 40일간의 정비 일정 전체가 뒤틀릴 수 있는 중대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외주정비 시간을 제외하고 일주일 만에 이를 해결해냈다.
김대근 소장은 “그 기중기가 고장 났으면 177개의 연료 중 69개를 교체해야 하는 작업 자체가 무산될 뻔했습니다. 돌발 상황에서 한전KPS가 강한 이유는 바로 축적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유기적 협력 체계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일수 노조위원장도 이를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꼽았다. “직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덤볐고 소장님이 길을 열었으며 결국 합심해서 해결했습니다. 고객이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죠.” 실제로 이 에피소드는 한수원으로부터도 ‘우수 대응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단지 정비 기술의 우수성만을 입증한 것이 아니다. 사업소 내부의 협력구조, 즉 소장과 노조위원장, 각 부서 간의 소통과 신뢰가 위기 대응의 핵심 동력이었음을 보여준다. 김일수 노조위원장은 이를 두고 “정비 실수나 인적 오류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고객 가치를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월성3사업소가 그간 거둔 성과는 놀랍다. 올해 한수원의 정비 품질 평가에서 98.5점을 획득, 한수원 월성본부장 감사패 수상 등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 무재해 3배 달성(8월), 안전문화대상 목표(12월) 등 굵직한 외부 평가를 앞두고 있다. 매일매일의 정비와 점검, 훈련과 커뮤니케이션이 쌓인 결과다. 그리고 이런 실적 뒤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월성3사업소의 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머무르지 않고 자발적인 자격증 취득과 기술 습득, 그리고 동료 간의 신뢰와 협업으로 자기 성장에 몰입함으로써 전체 업무의 퀄리티까지 함께 높이고 있다. 김일수 노조위원장은 “탁구장이 없어서 다들 공부만 한다”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 고객이 믿고 맡기는 조직으로 월성3사업소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월성3사업소는 단순히 정비만을 잘하는 곳이 아니다. 고객 만족도라는 성과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조직이다. 김대근 소장은 이를 일상에서부터 풀어간다. “아침 7시면 출근해서 발전소 곳곳을 돌아봅니다. MCR(중앙제어실)부터 현장까지 발로 뛰며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직원들과 소통해요. ‘안전한 하루’를 위해 거르지 않는 일상의 루틴이죠. 이 과정에서 제3발전소 김호상 소장님과 늘 마주칩니다. 하하.”
김대근 소장은 고객 만족의 출발점을 ‘직원 만족’으로 본다. “첫 번째는 사람입니다. 직원들이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열정, 세 번째는 그 열정이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죠. 저는 소장으로서 직원들이 만들어낸 성과를 상품화하고 외부에 알리는 일을 맡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고객만족을 위해 늘 조직원들과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월성3사업소와 긴밀한 협업관계를 이루고 있는 한수원 제3발전소 김호상 소장의 말 또한 결코 흘려들을 수 없다. 김호상 발전소장은 월성3사업소를 두고 “자신이 지금껏 근무한 여러 곳 중 가장 뛰어난 사업소”라고 단언하며 깊은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연료 교체 외 원자로 분해, 조립 등 핵심 작업을 수행 중인 이곳의 정비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월성3사업소는 분위기가 둥글고 소통이 잘 되는 곳이다. 사고 없이 작업을 마치는 것이 진짜 실력인데 탄탄한 저력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더 발전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는 그의 말은 월성3사업소의 밝고 안전한 미래를 향한 성장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안전하고 완전한 정비를 목표로, 고객만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오늘도 달리는 월성3사업소 사람들. 이들의 행보가 향후 원자력 정비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대근
월성3사업소장
저희가 관리하는 것이 한국 표준 원자로형이다 보니 국산 설비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풍부합니다. 시운전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도면 이상의 것을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단순한 정비가 아니라, 국산 기술의 신뢰를 쌓는다는 책임감으로 접근합니다.
김일수
월성3사업소 노조위원장
안전이나 규제 사안들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무사고와 깔끔한 정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직원 각자의 마인드셋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 힘듦을 알아주고 서로 독려하며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호상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제3발전소장
월성3사업소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설비와 정비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업무에 반영하고 있으며 핵심 설비에 대한 높은 기술력과 완성도로 고객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더욱 견고한 신뢰를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