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탄소중립을 넘어 생물다양성으로

글. 경영혁신처 ESG혁신부 박진희 차장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위협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가 기업의 ESG경영에 있어 점점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 ESG경영, 탄소중립과 달리 ‘생물다양성’을 기업경영과 연결하는 것은 아직은 생소하고 낯설다. 그에, 오늘 칼럼에서 글로벌 ESG경영 트렌드 ‘생물다양성’의 개념과 우리 기관의 ‘생물다양성’을 지지하는 활동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생물다양성,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지켜야 할 일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은 지구상의 생물종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으로, 인간의 복지와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자연의 네 가지 영역인 육지, 담수, 해양, 대기에 걸쳐 존재하는 개념이며, 인간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연자원과 자연자본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위험 보고서(2020년)’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인류가 겪을 가장 큰 위기 중 하나가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라고 한다.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이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을 손실한다는 것은 곧 재무적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결국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기업에도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며, 자연보호 및 지구와 인간의 공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Life on Earth) 전체를 의미
왜 중요한가요?
수많은 동식물 멸종으로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

가속화되는 생태계 붕괴, 무너지는 생물다양성

그러나,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토지의 용도 전환, 오염, 무분별한 개발, 산불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으며 많은 생물이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의 멸종위기는 6,500만 년 전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생존과 발전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친다. 생물다양성과 자연자본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기업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기에 생물다양성의 위험은 기업의 재정적 손실로 직결될 수 있으며, 실제로 전 세계 GDP의 55%가 자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탄소 관리만큼 중요해진 생물다양성, 국제사회의 노력

이에 대응하여, 국제사회에서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정책들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22년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달성을 위한 글로벌 행동을 촉구하며, 경제 및 사회 정책 전반에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주된 안건으로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사국총회(COP)에서는 생물다양성 전략과 행동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는 타 기업들의 노력

글로벌 식품업체 네슬레의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생물다양성을 효과적으로 관리 보전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네스프레소는 먼저 커피 재배·가공·유통과정에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했으며, 비료 사용 및 커피콩 가공·세척 과정에서 많은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관리를 시작했다. 동시에 각 국가의 보호종과 보호 지역을 우선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생태·환경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5년 단위 생물다양성 보존 계획과 목표를 수립·실행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기업의 우수사례로 꼽을 수 있다. 맹그로브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갯벌 혹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태생식물로 전 세계 123개국, 73종이 15만㎢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일반 열대우림의 5배에 달해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태풍, 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최일선에서 막아 해안가 피해를 줄이고 해변 침식을 억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맹그로브의 중요성에 공감하여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베트남 짜빈성 지역의 맹그로브 숲 조성, 호찌민 기술대의 맹그로브 복원 연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사 자원봉사단의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 ⒸSK이노베이션 제공.

한전KPS, 생물다양성 보존 지지 선언하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어 우리 회사는 2024년 2월에 공기업 최초로 TNFD Forum에 가입하여 환경 보존 및 생태계 회복을 위한 관심과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하였다. TNFD는 기업과 금융 회사가 자연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평가하고 관리하며, 이를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협의체로 포럼 가입은 우리 회사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하여 자연자본에 대한 위험성 평가, 기회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경영 전략에 통합하여 공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전KPS의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과 실행

우리 회사는 TNFD포럼 가입 이후, 회사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회사의 생물다양성 의존성 등을 파악하고 우선 보호해야 할 생물종 등을 식별하는 등 생물다양성 보전활동을 회사의 ESG전략에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은 한 부서만의 업무영역이 아니라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2024년 탄·단·지(탄소중립 단순하게 지금부터)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사업소에서 지역특성 등을 반영하여 친환경·탄소중립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기획·추진하는 일을 독려하고 있다. 그에 2024년 46개의 사업소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사업소 주변의 주요 명소의 생태계 유지 활동을 전개하였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지켜나가는 터전, 사업소 주요 활동

서인천사업처는 사업장 소재지인 인천시 공촌천 일대에서 ‘2050 에코체인지 강강살필래’ 사업 추진을 통해 건강한 지역 생태계 조성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하천 수질개선 및 유해생물 제거를 위해 미꾸라지를 공촌천에 방류하였고, 하천 주변의 생태계 교란 유해식물을 제거하고 국화 등 식재를 식목하여 지역 생태보존과 지역주민들의 쾌적한 공원 이용에 기여하고 있다.
송전 설비를 관리하는 전력지사에서도 생태계 보호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충남전북전력지사가 소재한 아산, 서산 간척지 등은 천혜의 철새도래지이며, 철탑 최상부에 황새가 둥지를 틀거나 조류의 배설물 등이 송전 고장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황새는 국내 200여 마리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연기념물이다. 지사에서는 한국교원대, 한전 등과 협력하여 송전 시설과 황새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전탑에 설치된 둥지를 안전하게 철거하기도 하고, 새끼 부화 후에 보호 관리(추적관리용 가락지 부착, 채혈 작업 등)를 위한 인하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공감으로 만들어가는 한전KPS형 ESG 경영

우리 회사는 2025년, 생물다양성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ESG경영 요소로 자리잡아 감에 따라 생물다양성을 포괄하는 ESG경영 추진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내고 있는 전국 사업소 사우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다채로운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을 통해 단지 회사의 ESG경영 목표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보면 어떨까. 앞으로도 우리 회사는 ESG경영 선도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하여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다.

참조

생물다양성, ESG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https://www.hellot.net/news/article.html?no=96367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풀무원의 발자국
https://news.pulmuone.co.kr/pulmuone/newsroom/viewEsg.do?id=2772 우리의 생존을 위해 ‘생물다양성’이 필요한 5가지 이유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17474/blog-ce-biodiversity-five-reasons 기후변화 대응 및 생물다양성 보존의 핵심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
https://skinnonews.com/archives/85187 생물다양성의 중요성과 배경 : 제도적 접근 방식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2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