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KPS

한전KPS인상 수상자
위기에 강한 27년 여정,
주요 전담반(TFT) 이끌며
책임을 완수하다
최병길 신세종사업소 소장

글. 곽한나
사진. 조병우

한전KPS 최고 영예로 꼽히는 '한전KPS인상' 올해 수상자는 신세종사업소 최병길 소장이다. 30년 가까운 근무 동안 한전KPS 주요 전담반(TFT)을 거치며 위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신속한 해결에 앞장서 왔다. 수많은 난관에도 뚝심 있는 책임감으로 팀을 아우르며 새로운 기술을 안착한 명장이다.

무사고, 무재해로 신세종 시운전 완벽 수행
<시운전 백서> 창간해 기술 전수 힘써

“한전KPS인상 수상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그 바탕에는 여러 직원과 동료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땀이 있습니다. 저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기에 묵묵히 함께해 준 동료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병길 소장은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동료와 가족을 먼저 앞세웠다.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원칙으로 ‘사람’을 꼽은 그다운 답변이었다.
“우리 회사가 언뜻 장비와 시스템에 의해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사람 사이에 믿음과 존중이에요. 기계에 치이면 고치고 개선하면 되지만, 사람에 치이면 한 달이고 1년이고 회복이 쉽지 않거든요. 조직에서 신뢰를 잘 쌓아가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시운전이란 실제 운전을 앞두고 시행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자,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세종사업소의 성공적인 시운전과 안정적인 경상 정비 체계를 구축한 최병길 소장은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시운전 때는 그야말로 다 중요합니다.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새롭게 마주하기 때문인데요. 기존에 해왔던 정비 수행과 다른 새로운 업무, 정비 안전시설과 편의시설의 미흡한 점 등 공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변수와 난관을 극복한 노하우를 세심하게 기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기록을 우리의 기술 경험으로 전수하기 위해 1,400페이지 4권에 달하는 <시운전 백서>를 창간했어요. 앞으로 시운전하는 사업장이 많아질 텐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병길 소장은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세계 최대 용량의 고효율을 자랑하는 최신 가스터빈에 관한 분해와 조립 장비를 개발하는 국산화 전담반원으로도 활약했다. 외국사의 보안과 견제가 있었지만, 향후 계획예방정비(OH) 공사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
“한전KPS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기에 출입과 보안이 철저했어요. 직원과 함께 새벽 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현장 측정과 답사에 집중했고, 결국 국산화 장비를 개발해 낼 수 있었습니다.”
최병길 소장은 앞으로 종합기술원과 협력해 최신 가스터빈에 적용할 수 있는 국산화 장비 트레이닝 복합 설비 센터를 갖추고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목표다.

한전KPS인상 수상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그 바탕에는 여러 직원과 동료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땀이 있습니다. 저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기에 묵묵히 함께해 준 동료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회사 최초 EPC 사업 수행하며
“우리가 해냈다” 환호성 터진 순간

최병길 소장은 간부로 14년간 전국 현장을 누비며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중 2013년 현장 소장으로 있었던 GS 구미 성능개선 공사와 한전KPS 최초 EPC 사업을 수행했던 포스코광양 성능개선 프로젝트는 도전이자 성장의 시간이었다.
“포스코광양 시운전 당시, 하루만 연기되더라도 1.5억 원에 이르는 페널티가 부과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만큼 부담감이 컸죠. 모든 직원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중한 결과, 시운전 마지막 날 밤 11시에 ‘우리가 해냈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뜨거운 함성 속에서 희열이 느껴졌어요. 페널티 없이 완수 조건을 모두 이뤄낸 극적인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결과적으로 잊지 못할 기쁨의 순간으로 남았지만, 과정은 절대 녹록하지 않았다. 발주처의 안전보건 체계가 더욱 까다로워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원활한 업무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 부서나 사업소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여러 부서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매 순간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최초 EPC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우리 회사 발전에도 큰 분수령이 됐던 것 같아요. 저에게도 당시 경험은 신세종사업소 시운전 과정에서 산을 쉽게 넘을 수 있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중요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는 전담반 특성상 협력이 가장 중요할 터. 최병길 소장에게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다.
“평소 상황에서는 사람 간 트러블이 그리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기나 돌발 상황 같은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갈등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죠. 사소한 감정이라도 쌓여 곪지 않도록 평상시에 좋은 태도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합니다. 사전에 예측 가능한 위험이 있다면 반드시 공유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서로를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도록 꾸준한 소통에 힘쓰는 편입니다.”

사전에 예측 가능한 위험이 있다면 반드시 공유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서로를 이해하고
따라줄 수 있도록 꾸준한 소통에 힘쓰는 편입니다.

가족과 함께 걸어온 길 동료들과 함께 쌓아온 시간

최병길 소장은 경상도, 전라도, 인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사업소 현장을 두루 다니며 전담반원이자 기술명장으로 활약해 왔다. 그런 그에게 꿋꿋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하나뿐인 아내와 아들은 늘 고마운 존재다.
“아들이 초등학교만 네 번이나 전학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는 그만 전학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아내와 주말부부가 되었는데 그 기간에 아내가 치매 걸린 친정엄마까지 돌보면서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아무런 탓을 하지 않고 묵묵히 버텨준 아내에게 무척 고맙습니다. 포스코광양 성능개선 프로젝트 당시에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들이 카이스트 원자력및 양자공학과에 입학해 큰 기쁨을 주었어요.”
시상식에 함께해 자리를 빛낸 최병길 소장 아내 윤성희 씨는 “남편은 노력하는 스타일로 마음먹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하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최병길 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동료로 2013년 GS 구미 성능개선 공사 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한 안효진 선임과장을 떠올렸다.
“27년간 일하면서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났지만, 저도 팀장이 처음이었는데 그도 당시 선임과장이 처음이라 서로에게 각별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안효진 선임과장은 인력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을 때도 누구보다 먼저 나와 솔선수범해 주었어요. 힘든 여건 속에서 슬기로움이 빛나는 동료였습니다.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돈독해진 덕분에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소중한 한전KPS 인연이 되었습니다.”

묵묵히 버텨준 아내에게 무척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