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 클래스

경력사원 동기들의 의(義)좋은 클래스
나무 위에 새기는 이야기

글. 장하린  사진. 이성원

‘통통통통’

작은 공방 안을 가득 채우는 경쾌한 망치질 소리에 맞춰 딱딱한 나무 위에 천천히 그림이 그려진다. 한전KPS 경력사원들이 서각 공예를 체험하기 위해 전북 고창군 작은 서각 공방에 모였다. 서각 공예 체험을 통해 서각 작품처럼 단단하고 노련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양강열
본사 경영지원처 차장
이용준
본사 원자력사업처 주임
권지선
종합기술원 디지털기술개발센터 차장
김범진
본사 전략기획처 대리

선선한 바람과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3월의 어느 날, 전북 고창의 작은 공방에 한전KPS 경력사원 4인이 모였다. 이들은 부서와 나이는 달라도 2021년 입사 동기라는 공통점으로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 그들은 서각 공예라는 특별한 경험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안중근 의사께 참배하는 것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체험 공간이 아닌,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전시하고, 그의 정신을 기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숙연한 마음으로 참배를 마친 후, 공방 작가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서각은 단순히 글자를 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감정을 재료에 새겨 전하는 작업입니다.”

본래 ‘서각(書刻)’이라는 말은 ‘서(書)’는 글자, ‘각(刻)’은 새긴다는 뜻으로, 글자를 새기는 기술을 의미했다. 시간이 지나며 글자뿐만이 아닌 그림이나 문양으로 새기는 작업으로도 확장되어 예술적 아름다움과 함께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예 기법이 되었다.

서각 공예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다들 고개를 저었다. 본사 원자력사업처 이용준 주임은 “비슷하게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고무판을 파서 판화를 만들어 본 경험은 있지만 이런 서각은 처음이에요.”라고 말했다. 본사 전략기획처 김범진 대리는 “비슷한 체험은 예전에 애들과 함께 가서 구경한 적은 있었어요. 하지만 직접 해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통통통통, 하나씩 새겨가는 적응의 시간

서각 공예는 주로 조각칼을 사용하여 재료의 표면을 깊게 파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나무, 돌, 금속 등 다양한 재료 위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며, 원본 그림에 맞춰 파내야 하기에 적당한 힘과 섬세함이 필요하다. 오늘 이들이 새길 그림은 옛 선비들이 많이 그렸던 난초. 나무판 위에 본을 떠 놓은 그림을 따라 조각하면 된다. 생각보다 단순한 설명에 다들 호기롭게 칼과 망치를 들었지만, 조각칼을 제대로 쥐는 것부터 순탄하지 않다. 공방 작가님의 설명대로 칼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조심스럽게 통통통. 어느새 제법 망치질이 익숙해진 모습이 보인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다. 경력직이지만 한전KPS에 처음 발을 들인 이들도 그랬다.

“경력직으로 입사했지만, 회사의 환경이나 시스템에 대해 잘 몰랐어요. 보통 신입사원들은 긴 교육 기간이 있지만, 저희는 3일 정도 밖에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경력직이기에 같은 부서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애매했고,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라며 본사 경영지원처 양강열 차장은 처음 입사했을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이에 김범진 대리는 “누구나 그렇듯,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면 두려움도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동기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라며 동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다.
경력직이지만 한전KPS에 처음 발을 들인 이들도 그랬다.

색으로 완성한 우리만의 추억

어느덧 조각이 끝나고 색을 입힐 시간이 왔다. 원래 서각 작품은 염료를 사용해 말리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오늘은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빠르게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무 틈 사이로 색을 채우며, 동기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각자 바쁜 업무 속에서도 어떻게 동기들과 친분을 유지하는지 물었다. 양강열 차장은 “경력직 사원들이 20명 이상 있었고, 그중 많은 분이 본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자주 마주치다 보니 동기들끼리 금세 친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종합기술원 디지털기술개발센터 권지선 차장은 “저는 점심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동기들과 만나려고 해요. 다들 업무 일정이 바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색을 칠한 후 종이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면, 각자의 개성이 묻어난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꽃술 부분에 콕콕 점을 찍으며 마무리하자, 1시간 30분간의 작업이 끝났다. 긴장하며 칼과 망치를 다루었던 탓에 손과 어깨가 뻐근했지만, 작품을 완성한 성취감이 더 컸다.

끝까지 칼과 망치를 놓지 않았던 권지선 차장은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조각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손도 아프고 어깨도 뻐근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용준 주임도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지만, 동기들과 함께하니 더욱 뜻깊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서로 격려하며 함께 완성한 서각 작품. 이는 4년간 동고동락하며 쌓아온 그들의 우정과 닮아 있었다. 그렇게 한전KPS 경력사원 4인방은 오늘, 나무 위에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새겼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서로 격려하며 함께 완성한 서각 작품.
이는 4년간 동고동락하며 쌓아온 그들의 우정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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