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별 여행

보석처럼 찬란한 태양빛 머금고
힘차게 시작하는 봄날

글. 배나영
사진. 배나영 & 윤유섭

새천년의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른 곶, 간절곶

푸르게 펼쳐진 바다를 마주하고 큰 숨을 들이쉰다. 바다는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간절곶의 바다는 남다르다. 강릉의 정동진보다도 5분 빠르게, 포항의 호미곶보다도 1분 빠르게 눈부신 해가 떠오른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에 나무 데크가 마치 공연장처럼 놓였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바람의 정원은 푸릇푸릇한 잔디밭이 깔려 나들이하기 좋다. 노란색 미니 버스를 타고 온 어린이들이 봄처럼 깔깔대며 뛰어논다. 폐금속을 활용해 만든 정크아트 전시물이 잔디밭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울주군과 관련된 5개의 테마, 총 123점의 작품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단연 ‘솔라봇’이다. 공원 중앙에 우뚝 선 솔라봇은 키가 18미터나 된다. ‘태양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간절곶을 방문한 로봇’이라는 설정이 재미있다. 솔라봇과 마주보는 흰색 풍차도 둘러보자. 간절곶을 방문한 사람들 모두 꼭 한 번씩 사진을 남기는 메인 포토존이다. 풍차 내부로 들어가서 2층에 올라가면 창문 밖으로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언덕에는 모자상이 오롯하다. 신라 시대의 충신이었던 박제상의 부인과 두 딸을 형상화한 조각이라고 한다. 박제상은 왜에 잡혀서도 신라에 대한 충절을 잃지 않았고, 그의 부인은 통곡하다가 망부석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5m 높이를 자랑하는 소망 우체통은 실제로 우편물을 수거해가는 진짜 우체통이다. 근처 매점이나 카페에 비치된 무료 엽서를 이용해 친구나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 남겨보자.

우체통 뒤로는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선정된 간절곶 등대가 서 있다. 1920년에 세워진 이래 한결같이 바다를 비추고 있는 등대에는 전시관이 딸려있어, 울산의 3대 등대를 비롯해 군사적 요충지였던 간절곶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앞 정원에는 기원전 2세기에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던 로도스 섬에 세워졌던 태양신 헬리오스의 동상을 작게 복원해 두었다. 당시 헬리오스 동상은 무역을 위해 드나들던 선박들의 길 안내를 하며 일종의 등대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등대처럼 반듯하게 서서 광활한 바다를 내려다보면 간절곶에 오길 잘했다 싶다.

#간절곶
🔍 울산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189-1(간절곶 주차장)
📞 052-204-1000

밤낮으로 환상적인 빛을 머금다, 명선도와 진하해수욕장

매미가 많이 울어 매미섬이라고도 불리던 작은 섬에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 하여 명선도라는 이름을 얻었다. 둘레가 330m밖에 안되는 섬이지만 아침이면 태양빛이 섬 구석구석을 깨우고, 밤이면 신비로운 조명빛이 섬 전체를 감싸 언제 보아도 화려하다.

명선도의 야간 경관 조명이 얼마나 화려했으면 ‘아바타 섬’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졌을까. 저녁 무렵 진하해수욕장의 팔각정이 야광해파리처럼 푸른 빛을 내뿜고, 썰물이 되어 명선도까지 바닷길이 열리면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에 발딛는 기분으로 섬에 스며든다. 섬을 반시계방향으로 둘러보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이 알록달록하게 빛을 발하고,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가 푸른 빛으로 넘실거린다.

진하해수욕장에서 명선도로 들어가는 길은 날씨와 물때의 상황에 따라 출입이 통제되곤 한다. 맑은 날을 골라 다녀오자. 2025년 6월까지는 경관조명의 교체 공사를 한다. 그때까지는 아바타의 야경 대신 말간 아침바다를 만나보자. 명선도는 간절곶만큼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섬 뒤로 빼꼼 얼굴을 내미는 붉은 태양의 자태가 야경만큼이나 근사하다.

#진하해수욕장
🔍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변길 77
📞 070-7799-6955

국내 최대의 동굴 테마파크, 자수정 동굴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보석이 바로 자수정이다. 울주군 작천정 일대는 세계 5대 보석으로 꼽히는 자수정의 산지다. 예부터 100여 개의 자수정 광산이 모여 있었는데, 그중 폐광된 광산을 이용해 5천 평에 이르는 거대한 테마파크로 만들었다. 동굴 안의 기온이 10~14도 정도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사계절 놀러 가기 좋다.

길이 2.5km의 자수정 동굴 곳곳에 자수정에 대한 설명과 자수정 채굴의 흔적이 남아있다. 동굴속 보행로에는 환하고 밝은 조명을 비추어 걷기 편하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색조명을 켜두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곳곳에서 폭포와 분수가 물줄기를 뿜어낸다. 공룡 동굴에서는 커다란 공룡이 움직이며 인사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모형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어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자수정의 기가 흐르는 찜질 공간은 꽤 따뜻해서 어르신들에게 인기다. 거대한 벽면의 미디어아트에는 고래가 유영한다.

자수정 동굴의 하이라이트는 동굴 내의 보트체험이다. 구명조끼를 단단히 껴입고 보트에 탑승하면 마음만은 인디아나 존스다. 동굴을 탐험하는 동안 운이 좋으면 박쥐도 만날 수 있다. 동굴 바깥에는 바이킹과 범퍼카, 회전목마 같은 놀이기구가 있는 작은 놀이공원과 사계절 썰매장도 운영한다. 동굴 뒤편에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석굴 사찰도 있으니 함께 방문해 보자.

#자수정 동굴나라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자수정로 2129
📞 052-254-1515

울산 울주군 명선도 울주군의 봄날을 더욱 가까이 느껴보고 싶다면 한전KPS 유튜브를 확인해 보세요!